○…던롭피닉스토너먼트 2라운드가 열린 17일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의 피닉스골프장 9번홀 그린 옆에서는 꾸부정한 노인 한 명이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

이 '노인'은 올해 69세인 스기하라 테루오로 나이를 물어보면 "밤에는 서른살이야"라고 농을 던지곤 한다.

일본프로골프협회가 평생 시드권을 부여한 5명 가운데 한 명인 스기하라는 일본프로골프투어 대회에서 28승을 거둔 선수로 일본 프로골프계의 '거인(巨人)' 예우를 받고 있다.

스기하라는 특히 던롭피닉스토너먼트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 올해로 33년 연속 출전하고 있다.

1993년 공동 52위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커트를 통과하지 못한 채 주로 꼴찌를 했으나 그는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출장해왔다.

1라운드에서 13오버파 83타를 친 데 이어 이날도 9오버파 79타에 그쳐 이틀 합계 22오버파 162타로 최하위.드라이버 거리가 210야드 안팎에 불과해 300야드를 쉽게 보내는 젊은 선수들과 경쟁상대가 되지 않지만 스기하라는 내년에도 나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해 7개 대회를 치른 스기하라는 지난 4월 쓰루야오픈에서 일본프로골프 최고령 커트 통과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양용은은 이날 도그레그홀인 13번홀(파4·332야드)에서 '알바트로스'를 할 뻔했다.

드라이버로 티샷을 했는데 홀 바로 옆 한뼘거리에 떨어진 뒤 그린을 오버했다.

그러나 칩샷이 홀을 길게 지나치며 2퍼트로 마무리, 파에 그쳤다.

양용은은 이 대회를 마치자마자 도쿄로 간 뒤 가족들과 만나 바로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하기 위해 미국 LA로 건너갈 예정이다.

양용은은 "1년을 뛰는 한이 있더라도 미 투어 카드를 갖는 것이 목표"라며 결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