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명문 사립학교와 유명 대학들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중국보다 더 많은 유학생을 미국으로 보내는 한국에는 이들 대학이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영국 명문고 해로스쿨과 미국 스탠퍼드대 등 100여개 서방 교육기관이 중국에 진출했고 이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 직원 자녀들의 늘어나는 교육 수요와 정부의 유치 노력으로 외국교육기관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중국 학생들을 입학시키는 방안을 추진,중국 학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튼스쿨과 함께 영국의 양대 명문 사립학교로 꼽히는 해로스쿨이 대표적이다.

43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해로스쿨은 지난해 베이징에 분교를 열었다.

매튜 벤저민 파싱 중국 분교 교장은 "지금은 외국 기업 주재원 자녀들만 다니고 있지만 앞으론 중국인 학생도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는 난징에 중국 캠퍼스를 마련했고 스탠퍼드대는 베이징대에 자국 학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올 여름엔 하버드대 관계자들이 중국을 방문해 진출 방식을 검토했다.

IHT는 중국 학부모들이 이들 학교의 연간 교육비가 8000∼2만5000달러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외국 명문 학교들이 제공하는 영어 펜싱 요가 오케스트라 재즈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자신의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키워줄 것이란 기대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한국은 중국에 비해 외국 명문 학교들의 관심이 덜한 상황이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 유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외국 교육기관을 끌어들이려고 규제 완화 등 제도를 정비하고 있지만 해외 명문 학교와 대학들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실 송금 제한,내국인 학생 비중 제한 등 각종 규제가 여전하고 대학측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명문 외국 학교 유치가 구호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