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늘 열린다. 집값 폭등을 계기로 금리인상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황인 만큼 주목(注目)하지 않을 수 없다. 금통위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금리 정책이 경제의 전반적 상황을 감안하기 보다는 집값 잡기에만 지나치게 치우쳐 운용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물론 장기간 이어져온 저금리가 부동산가격 폭등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는데는 이견(異見)이 있을 수 없다. 시중의 과도한 유동성이 생산적인 기업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부동산에 몰려 집값을 부추기고 있는 탓이다. 올들어 주택담보대출이 급팽창하고 있는 점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또한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값 때문에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이 물거품이 됐을 뿐 아니라 경제정책 운용에도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균형금리 수준이 연(年) 6~8%는 돼야 한다고 지적한 것을 보더라도 지금 금리수준의 적정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당장 금리를 올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 하는 것은 신중히 따져보지 않으면 안될 문제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경기가 하강추세에 있다. 금리를 올린다면 취약하기 짝이 없는 경제가 더욱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기업들도 가뜩이나 원고(高)에 시달리고 있는 마당에 금융비용부담까지 가중되면서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금리인상을 위한 적절한 타이밍으로 보기 힘들다는 뜻에 다름아니다.

가계의 이자부담이 급증하는 것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주택담보대출만도 매월 수조원씩이나 늘어난 상황에서 이자부담이 급증한다면 가계발(發) 금융대란이 빚어질 소지마저 없지 않고 갑작스런 거품붕괴로 경제에 큰 충격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더구나 자금수요 자체가 빈약한 상황에서 콜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린다 해서 시장금리가 따라 올라간다고도 보기 힘들다.

따라서 금통위는 집값 잡기만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금리를 올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성장률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기업경쟁력에 미치는 영향,가계의 이자부담 능력 등을 감안해 종합적이고도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