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향해 상쾌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정규리그 1위인 삼성은 21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2006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에서 선발 배영수의 호투속에 `괴물' 유현진을 내세운 한화 이글스를 4-0으로 완파했다.

1차전을 승리로 이끌어 지난 해 한국시리즈부터 5연승을 기록한 삼성은 한결 유리한 고지에 올라 지난 해에 이어 2연패를 노리게 됐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23차례 벌어진 한국시리즈는 1차전을 이긴 팀이 19차례나 정상에 올라 우승 확률이 무려 86.2%에 이른다.

배영수와 유현진의 초반 대결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특히 올 시즌 다승과 방어율, 탈삼진을 석권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괴물 신인' 유현진은 1회말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2회에도 삼진 2개를 보태며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3회말 삼성 타선에 행운이 깃들었다.

선두타자 박진만이 방망이가 부러지면서 빗맞은 중전안타로 출루하자 선동열 삼성 감독은 보내기 번트로 지시해 선취점을 뽑는 작전을 펼쳤다.

삼성은 박종호의 희생번트에 이어 김종훈이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1번 박한이가 중전 적시타를 날려 1-0으로 앞섰다.

또한 박한이는 한화 중견수 제이 데이비스가 타구를 놓치는 사이 2루까지 뛰어 득점찬스를 이어갔고 조동찬의 후속안타 때 홈을 파고들어 2-0으로 앞섰다.

조동찬은 안타를 치기 전 볼카운트 1-1에서 파울플라이를 쳤으나 한화 포수 신경현이 공의 방향을 찾지 못한 탓에 살아난 뒤 적시타를 날려 유현진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공수 교대 뒤 한화에게도 동점 찬스가 있었다.

한화는 4회초 데이비스가 우전안타, 김태균은 볼넷을 고른 뒤 이범호의 희생번트가 내야안타로 이어져 무사 만루의 황금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도형의 3루 땅볼이 홈과 1루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돼 득점에 실패한 뒤 한상훈마저 2루땅볼로 물러나 무사 만루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위기에서 벗어난 삼성은 5회말 조동찬과 양준혁의 연속안타로 유현진을 강판시킨 뒤 `돌아온 4번' 심정수가 바뀐 투수 지연규로부터 좌전 적시타를 날려 3-0으로 달아났다.

7회에는 박한이의 우중간 2루타와 양준혁의 적시타로 다시 1점을 추가,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승기를 잡은 삼성은 7회부터 권오준, 8회 2사 1루에서는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려 `KO 펀치'로 불리는 철벽 불펜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화는 8회 무사 1,2루의 찬스에서도 루 클리어가 병살타로 물러나 영패를 당했다.

그동안 한국시리즈에 12차례 등판했지만 2구원승만 기록했던 배영수는 이날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뽑으며 4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첫 선발승을 기록했다.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양준혁은 한국시리즈에서 7경기 연속안타, 19경기 연속출루 기록을 이어갔다.

반면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5승 무패를 기록했던 유현진은 4⅓이닝 동안 7탈삼진, 6안타, 3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2차전은 22일 오후 2시 대구구장에서 열리며 삼성은 제이미 브라운, 한화는 정민철을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대구연합뉴스) 천병혁 장현구 노재현 기자 shoeless@yna.co.krcany9900@yna.co.kr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