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연회비 줄이는 법 아세요?"
각종 할인 혜택을 보기 위해 신용카드 세 장을 갖고 있는 이모씨. 매년 지급하는 연회비가 총 3만원이지만 연회비 부담보다 할인 받는 금액이 더 크다는 생각에서 카드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이씨는 연회비를 덜 내는 방법을 우연히 알게 됐다. 국내외 겸용 카드를 국내 전용카드로 전환하는 것이다. 국내 전용카드가 비자나 마스터카드와 제휴된 국내외 겸용카드보다 연회비가 5000원가량 더 싸기 때문이다. 이씨는 한 장만 비자제휴카드로 남겨 두고 두 장을 국내 전용카드로 바꿔 연회비 1만원을 줄이게 됐다.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국내 전용카드보다 비자나 마스터 등 국내외 겸용카드를 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12일 비씨카드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비씨카드가 고객에게 발급한 국내외 겸용카드는 1320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의 1124만장보다 196만장(14.8%)이 증가했다.

발급된 카드 중 국내외 겸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38.9%에서 41.5%로 2.6%포인트 높아졌다. 이 중에는 이씨처럼 국내외 겸용카드를 불필요하게 여러 장 갖고 있는 고객이 많다는 게 카드업계의 설명이다. 이런 고객은 국내외 겸용카드 한 장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국내 전용카드로 바꾸면 장당 2000~5000원가량의 회원비를 줄일 수 있다.

이런식으로 카드 고객이 국내외 겸용카드를 정리하면 국내 카드사에도 이익이 된다. 국내 카드사들은 고객이 국내외 겸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의 0.03%가량을 비자나 마스터카드사에 수수료로 내고 있다. 수수료에는 고객이 국내외 겸용카드로 국내에서 결제한 금액도 고스란히 포함돼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국내 전용카드를 이용하는 게 고객이나 국내 카드사 모두에 이익"이라며 "국내 전용카드밖에 없는 고객이 해외에 나갈 때면 국내외 겸용카드를 발급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