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과장들] "과장은 무슨 과장…언제 잘릴지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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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9년째인 최모 과장(35·경기도 분당)은 또 다시 이직(移職)을 꿈꾼다.
대학 졸업 후 번듯한 대기업 두 곳과 벤처기업을 거쳐 금융회사로 옮긴 탓에 '직장 쇼핑광(狂)'이라는 핀잔까지 들었지만 외국계 금융회사로 또 한 번의 이직을 준비 중이다.
중소 벤처업체의 이모 실장(35·서울 마포).그 역시 모두가 선망하는 직장인 삼성SDI를 거쳐 KTF 과장을 지내다 지난 5월 친구와 함께 지금의 회사를 어렵게 창업했다.
이 실장은 "진정 어려운 순간에도 회사가 나를 책임져 줄 것인가,그리고 내가 이 회사에서 정말 필요한 사람인가,아니면 순간의 소모품인가를 고민하며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허리인 '한국의 과장들'이 흔들리고 있다.
취업 포털사이트 잡코리아에 따르면 이직을 희망하는 직장인의 20% 이상이 경력 7∼10년의 과장급(대리급 포함)으로,이들이 새로운 직장을 찾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경제신문이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전국의 과장급 직장인(공무원 및 공기업 제외) 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 경력 10년 이하인 신세대 과장의 66.5%가 현 직장을 평생 직장으로 여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세대 과장들의 60% 가까이가 '현 직장에서 임원이 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등 '의욕이 떨어진 직장생활'의 단면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이 같은 현상은 포스트 386의 맏형 격인 90학번 전후 세대가 기업체 초임 간부인 과장으로 속속 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인사팀 관계자는 "신세대 과장들의 새로운 사고 양식은 그들 세대가 가진 고유한 특성에다 외환위기와 서슬퍼런 구조조정,벤처 열풍과 몰락 등 험난했던 10년 안팎의 직장 경험이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양대 유규창 교수(경영학과)는 "기업의 허리인 과장급에서부터 회사와의 '심리적 계약 관계'가 깨지고 있다"며 "성과 보상을 축으로 한 인사관리 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 심화 등 외부 요인이 아니라 내부 균열로 기업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기획취재부 indepth@hankyung.com
대학 졸업 후 번듯한 대기업 두 곳과 벤처기업을 거쳐 금융회사로 옮긴 탓에 '직장 쇼핑광(狂)'이라는 핀잔까지 들었지만 외국계 금융회사로 또 한 번의 이직을 준비 중이다.
중소 벤처업체의 이모 실장(35·서울 마포).그 역시 모두가 선망하는 직장인 삼성SDI를 거쳐 KTF 과장을 지내다 지난 5월 친구와 함께 지금의 회사를 어렵게 창업했다.
이 실장은 "진정 어려운 순간에도 회사가 나를 책임져 줄 것인가,그리고 내가 이 회사에서 정말 필요한 사람인가,아니면 순간의 소모품인가를 고민하며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허리인 '한국의 과장들'이 흔들리고 있다.
취업 포털사이트 잡코리아에 따르면 이직을 희망하는 직장인의 20% 이상이 경력 7∼10년의 과장급(대리급 포함)으로,이들이 새로운 직장을 찾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경제신문이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전국의 과장급 직장인(공무원 및 공기업 제외) 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 경력 10년 이하인 신세대 과장의 66.5%가 현 직장을 평생 직장으로 여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세대 과장들의 60% 가까이가 '현 직장에서 임원이 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등 '의욕이 떨어진 직장생활'의 단면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이 같은 현상은 포스트 386의 맏형 격인 90학번 전후 세대가 기업체 초임 간부인 과장으로 속속 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인사팀 관계자는 "신세대 과장들의 새로운 사고 양식은 그들 세대가 가진 고유한 특성에다 외환위기와 서슬퍼런 구조조정,벤처 열풍과 몰락 등 험난했던 10년 안팎의 직장 경험이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양대 유규창 교수(경영학과)는 "기업의 허리인 과장급에서부터 회사와의 '심리적 계약 관계'가 깨지고 있다"며 "성과 보상을 축으로 한 인사관리 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 심화 등 외부 요인이 아니라 내부 균열로 기업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기획취재부 indep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