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같은 골을 먹어보기는 처음이었어요"

'리틀 차붐' 차두리(26.마인츠)가 최전방 공격수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깜짝' 포지션 변경을 한 뒤 처음으로 축구 대표팀에서 수비수로서 뛰었던 가나와 평가전에 나섰던 소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차두리는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독일로 돌아가기 앞서 출국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수비 조직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던 경기였다"며 "앞으로 뛰어난 공격수를 만나면 이렇게 해야겠다는 점을 느끼게 된 경기였다"고 밝혔다.

차두리는 가나와 평가전에서 후반 38분 아사모아 기안을 막는 과정에서 기안의 개인기에 뚫리면서 한국의 세 번째 실점을 막는 데 실패했다.

그는 "늦은 타이밍에 뒤에서 달려 들어와 볼을 뺏으려 했는데 기안이 볼을 반대쪽으로 접는 통에 몸을 멈출 수 없었다"며 "어제 같은 골은 먹어본 적이 없었다.좋은 걸 배웠다"고 털어놨다.

특히 "가나가 워낙 강팀인데다 역시 젊은 선수로만 팀이 꾸려져서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오랜만에 대표팀에 왔는데 최고참 선수로 뛰어서 부담이 컸다.(설)기현 형이나 (이)영표 형이 있었으면 좀 더 편하게 경기를 했을 텐데..."라고 미소를 지었다.

차두리는 이어 "A매치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미드필드 지역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좋은 경기를 펼쳐준 게 자랑스럽다"며 "스스로 중앙 쪽으로 들어가는 경향이 있는 데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으로는 대표팀에 소집되는 게 부담스럽다"며 "스스로 더 준비가 되고 정말로 팀이 필요로 할 때 대표팀에서 경기하는 게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조심스레 속내를 내비쳤다.

한편 지난 이란과 2007 아시안컵 예선 3차전을 앞두고 9개월 여 만에 대표팀에 뽑혔지만 부상으로 합류하지 않으면서 '차출거부'라는 오해를 만들었던 것에 대해 "진짜로 아팠다.핌 베어벡 감독과 구단이 상의해서 내린 결정이었다"며 "삐쳐서 그런 게 정말 아니었다"고 웃음지었다.

차두리는 이어 "이번에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베어벡 감독과 개인면담을 가졌다"며 "그동안 섭섭했던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년 이상 대표팀을 오갔던 선수인 데 사전에 독일월드컵 최종엔트리 탈락에 대한 귀띔 정도는 줬어야 하지 않느냐는 서운함을 전했다"며 "아드보카트호 시절에는 감독과 선수 간에 대화가 별로 없었다.그래도 유럽에서는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뛰었던 선수에게는 엔트리 탈락 여부를 사전에 알려주는 게 관례"라고 아쉬워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