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아기 낳으면 기미 늘고 '몸꽝' 된다고?
"아기를 낳으면 기미 주근깨가 늘고 체중이 증가해 '몸꽝'이 된다."

"임신하면 머리카락도 빠진다."

"고령출산은 태아와 산모 모두 위험하다."

임산부들이 주변에서 흔히 듣는 속설들이다. 과연 그럴까.

이에 대해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일부 극단적 사례를 보편화한 '근거 없는 낭설'이라며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호르몬 변화를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문제는 이 같은 속설이 출산율 저하에도 한몫 한다는 점이다.


배덕수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출산 양육에 대한 사회구조적 지원의 부족뿐만 아니라 가임기 여성들이 갖고 있는 오해도 최근 출산율 저하의 또 다른 원인"이라며 "이런 오해를 없애기 위해 여성들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가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0일 제1회 임산부의 날을 맞아 대한산부인과가 제시하는 임산부와 관련된 잘못된 건강상식을 알아본다.

◆ 출산 후 몸상태 원래로 돌아오나요

임신 중 대표적인 신체변화에는 색소침착에 의한 기미와 임신선 발생,탈모,튼살,가려움증 등이 있다.

이는 에스트로겐 등 호르몬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대부분 출산 후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만 경우에 따라 상당한 회복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

간혹 상태가 심하거나 잘 호전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조급한 나머지 전문의와 상의 없이 피부질환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 고령출산 무조건 위험은 편견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산부인과학회는 초산 여부를 불문하고 35세 이후에 임신하는 여성을 '고령 임산부'라고 정의한다.

고령임산부는 상대적으로 임신중독증,고혈압성질환,당뇨,태반병변 등의 위험률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고령임신을 무조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다.

임신 전과 임신 중에 기본검사를 충실히 받고 건강관리에 주의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 무통분만은 아프지 않다고?

무통분만시술을 단순히 통증차단술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다.

진통과 분만을 겪는 과정에서 통증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무통분만은 마취에 의한 것과 정신적으로 통증에 대한 공포를 없애주는 것으로 크게 나뉜다.

무통분만은 고혈압,당뇨,심질환 등 각종 전신 질환을 가진 산모와 만성 출산수술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첫째를 제왕절개하면 둘째도 제왕절개한다?

제왕절개 후 자연분만을 '브이백(VBAC)'분만이라고 한다.

첫째 아이를 제왕절개로 낳았다고 둘째 아이도 제왕절개로 낳아야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고정관념일 뿐이다.

전문의들은 자궁 내 태아의 위치만 문제가 없으면 충분히 브이백 분만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 함몰유두는 모유수유 어렵다

산모의 젖꼭지가 들어간 함몰유두가 모유 수유에 어려움이 있지만 꾸준한 관리만 하면 모유 수유가 가능하다.

엄지와 집게 손가락을 이용해 유두를 잡아 굴리거나 천천히 잡아당겨주면 평평하거나 함몰된 유두가 점차적으로 나오게 할 수 있다.

틈틈이 유륜에서 유도방향으로 젖꼭지를 눌러 유즙이 맺히도록 유두공을 뚫어 놓아야 한다.

◆ 임신 중 감기약 복용

태아의 심장,중추신경계,눈,귀,팔다리 등이 완성되는 임신 4주부터 10주까지는 약물복용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이외에는 전문의와 상담 및 처방을 받으면 된다.

시중의 해열제를 구입,복용하거나 피부질환 치료제 사용은 기형아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치과진료는 유산 가능성이 큰 임신 1기(1~3개월)와 임신 말기(7~9개월)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 임산부가 피해야 할 음식

알코올 커피 초콜릿 같은 카페인이 든 음식은 유즙의 분비를 방해하는 성분이 있다.

담배 또한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소 공급을 차단시켜 저체중아를 낳을 위험성이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