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연구자들이여, 우리나라로 와라. 여러분을 최고로 대접하겠다." 마쓰다 이와오 일본 과학기술특명대신이 최근 미국 사이언스지 기고문에 쓴 한 대목이다. 외국의 우수연구자 유치(誘致)에 대한 일본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일본 정부는 또 이른바 '이과를 좋아하는 학생 만들기'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는 소식이다. 내년부터 전국 공립 초등학교 1만 곳에 실험 및 관찰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이과 보조원을 배치한다는 것도 그 일환이다.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인재 육성과 확보에 일본이 역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제3기 과학기술기본계획(2006~2010)을 수립하면서 우수한 인재 육성과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제1기(1996~2000)와 제2기(2001~2005) 기본계획이 각각 투자, 효율성 증대에 치중(置重)했던 것과 다른 점이다. 일본은 지금 이 전략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기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되는 것은 외국 우수연구자의 유치다. 이는 일본이 고령화 저출산 등의 위협을 극복하고 2030년 새로운 약동의 시대라는 장기비전을 실현할 수단으로 내세운 3대 전략의 하나인 '글로벌화'와 맥을 같이한다. 여기서 글로벌화는 세계의 인재와 자금, 기술을 모은다는 의미다. 인재에 대한 개방성이 곧 경쟁력이란 사실은 이미 미국이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 일본이 글로벌 인재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마디로 세계는 지금 인재유치(誘致) 전쟁이 한창이다. 이에 비해 우리는 어떠한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일부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로 우수인재를 찾아 다닌다는 말은 들리지만 정부가, 또 대학이나 연구소가 세계적 인재를 찾아 나선다는 얘기는 듣기 어렵다. 특히 대학 개혁을 말하지만 글로벌 인재확보로 따지는 개방성에서 밀려 우리 대학은 세계 100대 대학에 단 한 곳도 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참여정부 들어 과학기술중심사회니 차세대 성장동력이니 구호는 요란했지만 정작 중요한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고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선 긴장감을 찾아보기 어렵다. 과학기술부 교육인적자원부를 부총리 부처로만 만들면 다 되는 일이 절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국민들이 공감할 만한 과학기술과 인재에 대한 비전과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