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왔다.

특히 제조업과 수출기업들이 고전(苦戰) 하는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제조업 전체적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2% 줄어들고 영업이익률은 6.56%에 그쳤다.

1000원어치를 팔아 겨우 66원의 이익을 남긴 셈이고 보면 한마디로 '헛장사'와 다름없는 성적표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순상품교역지수는 72.5로 사상 최악으로 나타났다.

고유가와 치솟는 원자재 가격,환율 하락 등으로 수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진 탓이다.

이 같은 교역조건 악화는 기업의 채산성을 떨어뜨려 체감경기 하락,소비·투자심리 위축,경기후퇴의 악순환을 불러오게 된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포스코 등 간판 수출기업들의 이익이 큰 폭으로 줄면서 경영상태가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세계경기가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고,유가와 환율 악재도 해소될 전망이 어두운 실정임을 감안하면 하반기 실적호전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꺼져가고 있다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 당국은 여전히 하반기 경기를 낙관하면서 경제정책의 구심점(求心點)마저 실종되고,정책 주도권을 놓고 여당 정부 청와대간 갈등만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니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우리 경제가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침체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적극적인 투자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보다 시급한 과제는 없다. 투자를 가로막는 핵심규제의 철폐 등을 조금도 머뭇거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