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목사님 만큼 일을 많이 하신 분이 없었는데…"

18일 오전 개신교계 원로 고 강원용 경동교회 명예목사의 빈소를 찾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고인의 업적이 국민의 마음 속에 영원히 남아 존경과 사랑을 받을 것"이라며 고인의 갑작스런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 김 전 대통령은 강원용 목사를 "기독교인으로서 가장 훌륭하시고 성공적으로 일생을 사신 분"으로 평가하고 "한 국민으로서, 원로 지도자로서 한국의 민주화, 사회정의, 문화발전, 남북 화해협력, 세계 평화의 문제에 있어 가장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문 뒤 개신교 원로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던 중 "강 목사님 만큼 세상에서 일을 많이 하신 분이 없었는데 실감이 나질 않는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빈소를 함께 찾은 이희호 여사도 "갑작스럽게 가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1970년대 들어 김수환 추기경, 함석헌 선생 등과 함께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고 강원용 목사는 김 전 대통령 등이 재야활동을 하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고인은 특히, 5공 정권에 국정자문위원으로 참여한 것과 관련해 생전에 "사형선고를 받은 김대중 씨의 생명과 나의 명예를 맞바꾼 결단이었으므로 후회는 없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의 방문 30여 분 전인 오전 10시30분께 빈소를 찾은 고건 전 국무총리는 고인을 "종교인이셨지만, 또한 사회개혁가셨다"고 평가하고, "종교간 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강 목사님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의 6대 종교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매우 보람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이외에도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 백낙청 창작과비평 편집인, 김병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김화중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등이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