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이런 명분 저런 명분의 파업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으니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포항건설노조는 16일로 무려 48일간이나 파업을 계속하고 있고 쌍용자동차노조는 공장을 완전 폐쇄시키는 자칭 옥쇄(玉碎)파업에 나섰다.

기아차도 파업의 강도를 더욱 높여가고 있고 보건의료노조는 파업찬반투표에 돌입해 파업을 위한 절차 밟기를 시작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어제 구직자에게는 일자리를, 경영자에게는 경영환경개선을 가져다 줄 '잡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년 열두달 중 파업이없는 날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파업 행태가 회사 사정이나 지역 경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강경일변도로만 치닫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포항건설노조의 경우 파업이 유례없이 장기화하면서 지역경제가 엉망진창이 돼 시민들이 파업철회를 요구하는 궐기대회까지 열기로 했다.

노조원들 역시 생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조속히 일터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형편이다.

그런데도 노조지도부는 노사합의까지 뒤엎으며 강경투쟁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내 최고 대우를 받는 대기업노조들의 행태도 별로 다를 게 없다.

쌍용차노조는 노조원들이 파업대열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옥쇄파업을 선택했고 기아차노조는 휴가가 끝나자마자 파업부터 재개했다.

이들 회사는 최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노조는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이런 식의 파업을 위한 파업이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가.

회사는 망가지고 나라경제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 되면 일자리 창출(創出)이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결국 노조원 자신들에게까지 피해가 돌아가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노사 모두를 피해자로 만드는 무리한 파업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속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막무가내식 파업은 이제 끝내야 한다.

노사문제도 아닌 정치적 이유나 심지어 외교문제까지 걸고 넘어지는 파업은 노동자의 권익보다 노조지도부의 이해 때문이 아닌가.

그런 식의 노동운동은 국민여론을 등돌리게 만들어 스스로의 존립기반을 무너뜨리는 자충수로 귀결될 따름이다.

그런 점에서 이 나라 노조를 이끌어 간다는 사람들은 근로자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숙고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