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계절을 만드는 사람들..金美熙 <싸이더스FNH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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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美熙 < 싸이더스FNH 대표 greenpapaya2000@hanmail.net >
요즘 전 세계가 온난화 현상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연일 30도가 넘는 불볕더위에 일하려는 의지조차 녹아내린다. 해마다 조금씩 더 더워진다는데 35도가 넘으면 휴일을 선포했으면 좋겠다. 다른 나라에서는 더위 때문에 죽는 사고도 속출하지 않는가. 계곡에 발담그고 앉아 시원한 수박이나 깨먹었으면 좋겠는데 영화라는 일이 사정을 봐주냔 말이다.
현장사람들은 계절이 중요한 영화일수록 여름더위냐 겨울추위냐 따지며 미리 걱정들 한다.
가만있어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데 조명장비의 열기와 수십명의 사람들이 달라붙어 촬영을 강행하다보면 졸도(卒倒)할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보단 그래도 여름촬영이 수월한 편이라고 한다.
영화에 대한 애정 없이는 견디기 힘든 시련인데,흥행이 안되면 다 '잘못'이라는 결과주의 때문에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가기 일쑤다.
하여간 제작하는 사람들은 장면에 필요하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와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별을 따오는 건 무리라도 계절은 만들어내야 한다.
'밀애'를 찍을 때 일이다.
영화 도입부에 시간의 흐름을 보여줄 장면을 넣기 위해 겨울 장면이 필요했다.
여름에 찍는 영화라 소금뿌려 눈만들랴,배우들 겨울옷 껴입고 연기하랴 고생해서 겨우 만들었는데 편집에서 잘려나갔다.
아무리 고생해서 만든 애착(愛着) 가는 장면이라도 영화의 흐름을 깨면 사정없이 칼을 휘둘러야 한다.
잘못하면 지루해지기 십상이다.
'선생 김봉두'때는 반대로 겨울인데 여름인 척해야 했다.
계곡에서 김봉두가 아이들과 물놀이 하는 모습을 찍는데 겨울에 발담그고 있으니,입술은 자꾸 파래지고 입김이 나온다.
그래서 얼음을 물면 입김이 덜 나온다고 해 배우가 얼음까지 물었는데 이번엔 발음이 엉망이다.
나중에 CG(컴퓨터그래픽)로 입김을 제거하긴 했는데 지금도 그 영화를 보면 시원한 장면일수록 으슬으슬해진다.
사극영화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혈의누'는 동화도라는 섬을 배경(背景)으로 벌어지는 스릴러 영화라서 섬을 아예 만들어야 했으니 거의 간척사업 수준이었다.. 영화 스태프들의 고생을 딛고 만들어지는 한국영화에 많은 애정을 보여줬으면 하는 희망을 품어본다.
엄청나게 흘린 땀 뒤에 맛보는 차가운 한잔의 물맛! 그것이 바로 여름의 맛일 것이다.
그 맛을 느끼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뛰어다니는 분들께 시원한 박수를 보낸다.
요즘 전 세계가 온난화 현상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연일 30도가 넘는 불볕더위에 일하려는 의지조차 녹아내린다. 해마다 조금씩 더 더워진다는데 35도가 넘으면 휴일을 선포했으면 좋겠다. 다른 나라에서는 더위 때문에 죽는 사고도 속출하지 않는가. 계곡에 발담그고 앉아 시원한 수박이나 깨먹었으면 좋겠는데 영화라는 일이 사정을 봐주냔 말이다.
현장사람들은 계절이 중요한 영화일수록 여름더위냐 겨울추위냐 따지며 미리 걱정들 한다.
가만있어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데 조명장비의 열기와 수십명의 사람들이 달라붙어 촬영을 강행하다보면 졸도(卒倒)할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보단 그래도 여름촬영이 수월한 편이라고 한다.
영화에 대한 애정 없이는 견디기 힘든 시련인데,흥행이 안되면 다 '잘못'이라는 결과주의 때문에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가기 일쑤다.
하여간 제작하는 사람들은 장면에 필요하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와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별을 따오는 건 무리라도 계절은 만들어내야 한다.
'밀애'를 찍을 때 일이다.
영화 도입부에 시간의 흐름을 보여줄 장면을 넣기 위해 겨울 장면이 필요했다.
여름에 찍는 영화라 소금뿌려 눈만들랴,배우들 겨울옷 껴입고 연기하랴 고생해서 겨우 만들었는데 편집에서 잘려나갔다.
아무리 고생해서 만든 애착(愛着) 가는 장면이라도 영화의 흐름을 깨면 사정없이 칼을 휘둘러야 한다.
잘못하면 지루해지기 십상이다.
'선생 김봉두'때는 반대로 겨울인데 여름인 척해야 했다.
계곡에서 김봉두가 아이들과 물놀이 하는 모습을 찍는데 겨울에 발담그고 있으니,입술은 자꾸 파래지고 입김이 나온다.
그래서 얼음을 물면 입김이 덜 나온다고 해 배우가 얼음까지 물었는데 이번엔 발음이 엉망이다.
나중에 CG(컴퓨터그래픽)로 입김을 제거하긴 했는데 지금도 그 영화를 보면 시원한 장면일수록 으슬으슬해진다.
사극영화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혈의누'는 동화도라는 섬을 배경(背景)으로 벌어지는 스릴러 영화라서 섬을 아예 만들어야 했으니 거의 간척사업 수준이었다.. 영화 스태프들의 고생을 딛고 만들어지는 한국영화에 많은 애정을 보여줬으면 하는 희망을 품어본다.
엄청나게 흘린 땀 뒤에 맛보는 차가운 한잔의 물맛! 그것이 바로 여름의 맛일 것이다.
그 맛을 느끼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뛰어다니는 분들께 시원한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