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그래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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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뉴욕의 모습은 스산했다.
지하철역이나 주택가,빌딩벽은 온통 알아볼 수 없는 그림과 낙서로 가득해 세계의 중심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특히 흑인들이 모여사는 할렘가나 소수민족들이 모여 사는 브롱스의 거리는 공포감마저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페인트나 스프레이로 아무렇게나 그려진 그림들은 반항적인 청소년들과 흑인들에 의해 주도됐다.
공간이 있으면 마치 캔버스인 양 충동적·즉흥적으로 마구 그려댔다.
도시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이 무차별 그림을 '그래피티(Graffiti)'라 불렀는데 '긁어서 새긴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따왔다고 한다.
특정한 기교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그래피티가 어느새 미술의 한 분야로 인정받았다.
드로잉과 문자를 결합시켜 자유분방한 느낌을 연출하는 그래피티야말로 현대미술의 백미라고 강변하기까지 한다.
표현하는 주제도 달라졌다.
차별과 반항보다는 미래지향적인 메시지를 담은 그림들이 대부분이다.
이스트빌리지나 그리니치빌리지의 벽화들은 관광객들에게 또 하나의 눈요깃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그래피티가 뉴욕의 새 아이콘으로 자리매김된 듯하다.
범죄자들의 낙서쯤으로나 치부되던 그래피티문화가 유럽에서는 대중과 친밀한 '거리예술'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피티전시회가 열리는가 하면 관심도 대단하다.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오는 9월에 열리는 예술인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그래피티분야를 채택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우리나라에서도 홍대입구나 압구정동의 거리에서 심심찮게 그래피티를 만나볼 수 있다.
예술적인 감각이 여간 아니어서 인근의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느낌이다.
그래피티는 대형건물의 한 벽면을 장식할 만큼의 초대형 그림이어서, 잘만 활용한다면 회색벽 고층건물의 얼굴을 일신시킬 수 있을 뿐더러,소음과 분진을 일으키는 공사현장의 분위기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삭막한 도시의 모습을 바꾸는 그래피티에 신경을 쓸 때가 됐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지하철역이나 주택가,빌딩벽은 온통 알아볼 수 없는 그림과 낙서로 가득해 세계의 중심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특히 흑인들이 모여사는 할렘가나 소수민족들이 모여 사는 브롱스의 거리는 공포감마저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페인트나 스프레이로 아무렇게나 그려진 그림들은 반항적인 청소년들과 흑인들에 의해 주도됐다.
공간이 있으면 마치 캔버스인 양 충동적·즉흥적으로 마구 그려댔다.
도시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이 무차별 그림을 '그래피티(Graffiti)'라 불렀는데 '긁어서 새긴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따왔다고 한다.
특정한 기교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그래피티가 어느새 미술의 한 분야로 인정받았다.
드로잉과 문자를 결합시켜 자유분방한 느낌을 연출하는 그래피티야말로 현대미술의 백미라고 강변하기까지 한다.
표현하는 주제도 달라졌다.
차별과 반항보다는 미래지향적인 메시지를 담은 그림들이 대부분이다.
이스트빌리지나 그리니치빌리지의 벽화들은 관광객들에게 또 하나의 눈요깃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그래피티가 뉴욕의 새 아이콘으로 자리매김된 듯하다.
범죄자들의 낙서쯤으로나 치부되던 그래피티문화가 유럽에서는 대중과 친밀한 '거리예술'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피티전시회가 열리는가 하면 관심도 대단하다.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오는 9월에 열리는 예술인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그래피티분야를 채택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우리나라에서도 홍대입구나 압구정동의 거리에서 심심찮게 그래피티를 만나볼 수 있다.
예술적인 감각이 여간 아니어서 인근의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느낌이다.
그래피티는 대형건물의 한 벽면을 장식할 만큼의 초대형 그림이어서, 잘만 활용한다면 회색벽 고층건물의 얼굴을 일신시킬 수 있을 뿐더러,소음과 분진을 일으키는 공사현장의 분위기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삭막한 도시의 모습을 바꾸는 그래피티에 신경을 쓸 때가 됐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