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르륵 탕~탕~"

"으아악~".

요즘 PC방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소리다.

온갖 종류의 총에서 뿜어내는 소리로 PC방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어느 PC방이든 손님의 절반 이상이 총싸움에 매달려 있다.

'슈팅 게임'이라고도 불리는 이른바 'FPS(1인칭 총싸움 게임)'가 PC방을 점령했다고 할 정도다.

게임 시장 판도가 달라졌다.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나 '리니지' 류의 몬스터(괴물) 사냥 게임이 밀려나고 슈팅 게임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한때 돌풍을 일으켰던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도 뒷전으로 밀려났다.

PC방에선 장엄한 음악이나 몬스터의 포효,영웅의 기합 소리가 총소리에 파묻혔다.



지난해부터 거세지고 있는 슈팅게임 돌풍은 국내 최고 인기 게임인 '스페셜 포스'와 올 들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서든 어택'이 주도하고 있다.

드래곤플라이가 개발해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스페셜 포스'는 PC방 사용량 집계에서 지난해 5월 1위에 올라선 뒤 1년 이상 '지존'으로 군림하고 있다.

게임하이가 개발해 CJ인터넷이 서비스하는 '서든 어택'은 유료 전환 후 오히려 사용자가 늘면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통상 무료 서비스를 하다가 유료로 전환하면 사용자가 줄게 마련인데 '서든 어택'은 7월11일 유료 서비스 개시 후 PC방 순위가 7위에서 단숨에 2위로 뛰어올라 '스페셜 포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슈팅 게임이 뜨면서 스포츠 게임,괴물 사냥 게임,액션 게임 등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네오위즈의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은 2위에서 6~7위권으로 밀려났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도 사용자 수가 줄고 있다.

게임 시장 판도가 바뀜에 따라 게임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네오위즈는 내년 7월로 예정된 '스페셜 포스' 계약 만료에 대비해 차기 슈팅게임 '크로스 파이어'의 전 세계 판권을 미리 확보해 놓았다.

넥슨도 이에 질세라 슈팅게임 '컴뱃 암즈'를 개발 중인 두빅엔터테인먼트를 인수,총싸움 전쟁에 뛰어들었다.

웹젠과 한빛소프트가 올해 말께 선보일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헉슬리'나 '헬게이트 런던'도 슈팅 게임의 특징을 전면에 내세운다.

프리챌이 사운을 걸고 도전한 분야도 슈팅 게임이다.

프리챌은 최근 "슈팅 게임에 뛰어들 최적의 시기"라며 게임 포털 '프리챌 게임'을 통해 '2War'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2War'는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대규모 전쟁 게임이다.

9월께는 THQ코리아가 또다른 2차대전게임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개발사 렐릭엔터테인먼트)를 내놓는다.

PC방 순위 조사업체인 게임트릭스 관계자는 "괴물 때려 잡기식 게임에 식상한 게이머들이 총싸움 게임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며 "액션 게임이나 괴물사냥 게임에도 슈팅게임 요소가 도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다양한 총기를 바꿔 가며 적을 제압하는 것이 괴물 때려 잡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