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된장녀ㆍ고추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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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서 'dumb blonde'는 '멍청한 금발녀'라는 의미로 통한다.
외모에만 신경을 쓰는 탓에 머리가 텅 비어 아는 것이 없고,무엇이든지 물으면 '모른다'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어깨패드를 대야하는 여성이다.
금발머리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섹스심벌의 배우 마릴린 먼로를 빗댔다고 한다.
굳이 우리말을 대입하자면 '백치미'가 어울릴 듯하다.
여성의 아름다운 용모를 상징하는 금발을 비하한다 해서 여성계에서는 불만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멍청한 금발녀'는 '감자사건'으로 간단히 깨졌다.
1992년 당시 부통령이던 댄 퀘일이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는데,학생이 쓴 감자(potato) 철자가 틀렸다고 지적하며 잘못 가르쳐준 것이다.
금발에 잘 생긴 얼굴을 한 퀘일이 졸지에 '멍청한 금발남'으로 둔갑되면서 성(性)벽이 깨진 것이다.
요즘 우리사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소위 '된장녀'사건이다.
머리가 비어 생각없는 행동을 하고 사치를 일삼고 허영을 부리는 여자를 된장녀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예쁜 여자는 머리가 나쁘다"는 구시대적 사고를 연상시킨다.
지난 4월 한 네티즌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된장녀의 하루'란 글을 올리면서 급속히 퍼져나갔다고 한다.
이에 뒤질세라 '된장남의 하루'가 등장하면서 남녀간의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된장남은 능력은 없으면서 양주만 마시고 돈 많은 여성과의 결혼을 꿈꾸는 남성이다.
논쟁이 지속되면서 '고추장남'도 등장했다.
300원을 아끼려고 마을버스를 타고 추레한 차림에 취업서적을 끼고 다니는 남자를 앝잡아 보는 단어다.
텅 빈 머리에 분별없는 행동을 하는 그네들을 두고,왜 하필이면 음식문화의 대표격인 된장과 고추장이 수식어로 사용되고 있는지 좀체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 문화는 '그저 그렇다'고 얕잡아 보는 의식이 깔려있는 것도 같다.
또 자신이 불행하면 그 대상을 찾아 공격하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전혀 관련이 없는 음식을 사용해서 집단 패싸움하듯 서로를 공격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외모에만 신경을 쓰는 탓에 머리가 텅 비어 아는 것이 없고,무엇이든지 물으면 '모른다'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어깨패드를 대야하는 여성이다.
금발머리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섹스심벌의 배우 마릴린 먼로를 빗댔다고 한다.
굳이 우리말을 대입하자면 '백치미'가 어울릴 듯하다.
여성의 아름다운 용모를 상징하는 금발을 비하한다 해서 여성계에서는 불만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멍청한 금발녀'는 '감자사건'으로 간단히 깨졌다.
1992년 당시 부통령이던 댄 퀘일이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는데,학생이 쓴 감자(potato) 철자가 틀렸다고 지적하며 잘못 가르쳐준 것이다.
금발에 잘 생긴 얼굴을 한 퀘일이 졸지에 '멍청한 금발남'으로 둔갑되면서 성(性)벽이 깨진 것이다.
요즘 우리사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소위 '된장녀'사건이다.
머리가 비어 생각없는 행동을 하고 사치를 일삼고 허영을 부리는 여자를 된장녀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예쁜 여자는 머리가 나쁘다"는 구시대적 사고를 연상시킨다.
지난 4월 한 네티즌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된장녀의 하루'란 글을 올리면서 급속히 퍼져나갔다고 한다.
이에 뒤질세라 '된장남의 하루'가 등장하면서 남녀간의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된장남은 능력은 없으면서 양주만 마시고 돈 많은 여성과의 결혼을 꿈꾸는 남성이다.
논쟁이 지속되면서 '고추장남'도 등장했다.
300원을 아끼려고 마을버스를 타고 추레한 차림에 취업서적을 끼고 다니는 남자를 앝잡아 보는 단어다.
텅 빈 머리에 분별없는 행동을 하는 그네들을 두고,왜 하필이면 음식문화의 대표격인 된장과 고추장이 수식어로 사용되고 있는지 좀체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 문화는 '그저 그렇다'고 얕잡아 보는 의식이 깔려있는 것도 같다.
또 자신이 불행하면 그 대상을 찾아 공격하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전혀 관련이 없는 음식을 사용해서 집단 패싸움하듯 서로를 공격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