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업체들이 과당경쟁의 후유증을 톡톡히 앓고 있다.

2분기에 마케팅 비용의 과다지출로 3사 모두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체들은 하반기에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고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전문가들은 과당경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2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LG텔레콤도 SK텔레콤 KTF와 마찬가지로 매출은 늘었지만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인해 이익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줄었다.


LG텔레콤은 올해 2분기에 매출 9875억원,영업이익 9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4.4%나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늘어나는데 그쳤다.

마케팅 비용이 전년 동기에 비해 36.2% 증가한 1813억원이나 지출됐고 통신위 및 공정위의 과징금 176억원이 반영된데 따른 것이다.

LG텔레콤은 특히 IMT-200사업권 허가 취소에 따른 무형자산의 감액손실 2348억원과 법인세 비용 349억원을 일시에 반영하면서 무려 195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적자로 전환됐다.

회사측은 연내에 누적손실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나 올해 큰 폭의 흑자를 기대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간 셈이 됐다.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모두 매출은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이익 규모는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을 냈다.

업체들은 당장 3분기부터 마케팅 비용의 지출이 크게 줄어든 반면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수익성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은 5월 초부터 6월 중순까지 마케팅 비용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결국 통신위의 제재를 받았다"며 "반면 7∼8월은 비수기여서 마케팅 비용을 많이 집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올해 마케팅 비용을 당초 매출액 대비 17.5%에서 20.5%로 올리겠다고 발표하는 등 불안감은 여전해 하반기 실적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우리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원은 "SK텔레콤이 마케팅 비용을 올리면 KTF와 LG텔레콤을 포함한 이동통신사들의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동통신 3사의 주가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날 대신증권 BNP파리바는 KTF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고 메리츠증권 현대증권도 SK텔레콤에 대해 중립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SK텔레콤은 5.64%,KTF는 8.48% 각각 하락하며 4일째 약세를 보였다.

반면 LG텔레콤은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3.32%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