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美熙 < 싸이더스FNH대표 greenpapaya2000@hanmail.net >

배우들과 관련된 일은 항상 힘들다. 이미 예술의 경지에 이른 캐스팅이 꼬일 때부터 불면(不眠)의 밤은 늘어만 간다.

잘나가는 배우와 흥행은 떼놓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별'을 잡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힘의 논리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정말 예쁜 조카라도 있으면 어릴 때부터 투자해서 배우로 키우고 싶은 심정이다.

반대로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은 신인 배우의 노력 또한 눈물겹다. 프로필을 들고 회사마다 찾아가 단역이라도 따내기 위한 노력은 얼마나 대단한가 말이다.

지금 뜬 배우치고 그런 힘든 순간을 보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그 힘든 시기를 참아낸 후 갑자기 쏟아지는 찬사(讚辭)와 물질적 보상 등은 사람을 홀리게 할 것 같다. 로또가 아닌,노력해서 인생역전을 이루어냈으니 스스로가 얼마나 대견한가 말이다. 나라도 예전과는 태도가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별은 닿기 힘들기에 가치가 있는 게 아닌가. 평민의 삶을 사는 배우가 친근감이 있어 좋을 수도 있지만 가질 수 없는 고귀한 '무엇'이 되는 배우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변에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사람들부터 자신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관객을 무시하는 태도를 가진 배우를 보면 실망을 금하지 못한다.

또한 프로근성이 있는 배우를 만나고 싶은데 그것도 쉽지 않은 것 같다.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홍보에서 꽃을 피우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무조건 안하려고 한다든지,겨우 약속해 놓고 펑크내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몸짱으로 유명한 C배우와의 인연은 꽤 오래되었다. 배우로서 승부수를 띄우는 작품에 출연하던 초창기 그와 특급 대우를 받는 지금의 그는 별 차이가 없다. 언제나 장난꾸러기처럼 싱글거리며 근육자랑을 한다. 그가 배우의 무기인 몸을 단련하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하는 노력을 보면 일주일에 한번 헬스장 가기도 귀찮은 나로선 입이 벌어진다.

농담만 하다 헤어진 것 같지만 다음날 밤새 고민한 캐릭터 설정을 하고 나타난다. 촬영한 날은 어김없이 전화를 걸어 연기가 어땠느냐며 자문(諮問)한다. 자신뿐 아니라 다른 연기자에게도 아낌없이 조언을 하는 그가 최근 로맨틱 코미디에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P배우까지 자극시켰다.

헬스장 근처에도 안갔을 것 같은 P배우의 배에 드디어 왕(王)자가 새겨졌다는 놀라운 소식까지 들었다. 자기만의 고유 색깔로 영화의 톤까지 변화시킬 힘이 생긴 P배우의 노력 또한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프로와 일하는 것은 언제든 즐겁다. 프로를 지나 아름다운 배우,그들에게 진정한 파트너이자 팬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