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미우주무(未雨綢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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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양보뢰(亡羊補牢)'란 '양을 잃고 우리를 고친다'는 뜻이다.
출처는 중국 전한(前漢)시대 학자 유향이 편찬한 '전국책(戰國策)'이다.
초나라 양왕에게 간신배를 멀리하고 사치하지 말라고 충언하다 쫓겨난 장신이 진나라의 침공을 받고서야 자신을 찾아 대책을 묻는 왕에게 했다는 얘기다.
망양보뢰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사후약방문 격이라면 사전 대비의 중요성을 보다 강조한 말에 '미우주무(未雨綢繆:비 오기 전에 창문을 고친다)'가 있다.
시경(詩經)의 '비 내리기 전 뽕나무 뿌리껍질로 틈새를 단단히 막았으니 누가 이 둥지를 허물 수 있으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과 비슷한 용어로 '맹자(孟子) 공손축편(公孫丑篇)'과 명나라 주백로의 '치가격언(治家格言)'등에 두루 나온다.
'제후 장상들이 국가가 태평 무사할 때 문을 수리하는 준비를 할 줄 모르고 자신의 안일만 탐내다 화를 자초한다' '비 온 뒤에 문을 수리하고 목마른 다음에 우물을 파지 말라'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비가 오지 않으면 빗물이 새는지 알기 어렵고 설사 샌들 큰 일이야 날까 여겨서인가.
만일의 사태에 미리 대처해야 한다는 당위성엔 공감하면서도 정작 미우주무를 실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비가 쏟아져 집이 무너지고 둑이 터지는 사태가 벌어져야 큰 일 났다며 호들갑을 떤다.
장마나 태풍으로 인한 수해를 비롯해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하면 거의 어김없이 피할 수 있던 인재(人災)라고 야단인데도 개선되는 기미없이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건 도저히 이해할 길 없다.
미우주무까진 못해도 망양보뢰라도 할 법한데 그렇지 못한 걸 보면 기이한 느낌마저 든다.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일에 대비해야 하는 건 개인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온갖 실수가 들춰지는 교육부총리의 일은 정말이지 딱하고 안타깝다.
세상사는 알 길 없고 '설마'가 사람잡는 일은 수두룩하다.
'하늘이 내리는 재앙은 피할 수 있지만 자신이 초래한 재앙은 피할 수 없다'(書經 太甲篇)는 말도 있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출처는 중국 전한(前漢)시대 학자 유향이 편찬한 '전국책(戰國策)'이다.
초나라 양왕에게 간신배를 멀리하고 사치하지 말라고 충언하다 쫓겨난 장신이 진나라의 침공을 받고서야 자신을 찾아 대책을 묻는 왕에게 했다는 얘기다.
망양보뢰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사후약방문 격이라면 사전 대비의 중요성을 보다 강조한 말에 '미우주무(未雨綢繆:비 오기 전에 창문을 고친다)'가 있다.
시경(詩經)의 '비 내리기 전 뽕나무 뿌리껍질로 틈새를 단단히 막았으니 누가 이 둥지를 허물 수 있으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과 비슷한 용어로 '맹자(孟子) 공손축편(公孫丑篇)'과 명나라 주백로의 '치가격언(治家格言)'등에 두루 나온다.
'제후 장상들이 국가가 태평 무사할 때 문을 수리하는 준비를 할 줄 모르고 자신의 안일만 탐내다 화를 자초한다' '비 온 뒤에 문을 수리하고 목마른 다음에 우물을 파지 말라'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비가 오지 않으면 빗물이 새는지 알기 어렵고 설사 샌들 큰 일이야 날까 여겨서인가.
만일의 사태에 미리 대처해야 한다는 당위성엔 공감하면서도 정작 미우주무를 실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비가 쏟아져 집이 무너지고 둑이 터지는 사태가 벌어져야 큰 일 났다며 호들갑을 떤다.
장마나 태풍으로 인한 수해를 비롯해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하면 거의 어김없이 피할 수 있던 인재(人災)라고 야단인데도 개선되는 기미없이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건 도저히 이해할 길 없다.
미우주무까진 못해도 망양보뢰라도 할 법한데 그렇지 못한 걸 보면 기이한 느낌마저 든다.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일에 대비해야 하는 건 개인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온갖 실수가 들춰지는 교육부총리의 일은 정말이지 딱하고 안타깝다.
세상사는 알 길 없고 '설마'가 사람잡는 일은 수두룩하다.
'하늘이 내리는 재앙은 피할 수 있지만 자신이 초래한 재앙은 피할 수 없다'(書經 太甲篇)는 말도 있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