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도 제이유그룹 회장 체포
제이유그룹의 불법영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김진모 부장검사)는 26일 오후 4시10분께 경기도 이천의 한 전원주택에서 은신 중이던 주 회장을 체포, 서울로 호송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첩보를 통해 주 회장이 도피 기간 중 사용한 오피러스 승용차 번호를 확보하고 최근 해당 차량이 자주 나타난 영동고속도로 부근의 전원주택 단지 입구에 검거팀을 보내 잠복하다 차를 몰고 외출하려던 주 회장을 검거했다.
검찰은 "주 회장이 순순히 검거에 응해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고 그가 기거하던 방을 압수수색했으나 지갑 등의 소지품 외에는 수사에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주 회장은 물건을 구매한 정도에 따라 고액의 수익을 지급한다는 일명 `소비생활마케팅' 등 실현이 불가능한 수당지급 구조로 다단계 사업자들을 속여 1조1천500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는 등 영업상 사기 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주 회장은 제주도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시행사인 ㈜로얄워커의 주식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계장부를 조작, 제이유네트워크 자금 60억원을 가로채는 등 관계자들을 동원해 회사 공금 200억여원을 횡령하고 제이유 백화점 자금 1천100억원을 제이유 네트워크에 지원하도록 지시하는 등 업무상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검찰에 호송된 주 회장은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
도피는 회사를 위해 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면서 "어쨌든 피해자에겐 미안하게 됐고 모든 것은 검찰 조사에서 밝힐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검찰은 주 회장의 혐의가 무겁고 공범관계에 놓인 그룹 관계자들이 모두 구속된 점 등을 감안, 주 회장에 대해 늦어도 이르면 27일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밤 늦게까지 주 회장의 그간 도피경위 및 행적과 사기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주 회장의 상태를 살펴가며 늦으면 오늘 밤 자정 무렵까지 주 회장을 조사할 것"이라며 "사기 혐의를 적용할 금액을 다단계 사업의 총매출액인 4조7천억원으로 볼지 검토 중이며 횡령과 배임액도 조사 결과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주 회장의 사기 및 횡령 혐의 외에 제이유 그룹이 수익사업으로 선전했던 서해유전 개발사업의 진위와 주가조작설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치권에서 제기한 주 회장의 `검ㆍ경 및 정치권 로비설'에 대해서는 "일단 다단계 영업상 사기를 집중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나 혐의점이 발견되면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것"이라고 말해 정관계 로비설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주 회장은 지난달 19일 검찰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고 연락을 끊은 뒤 지금까지 한달 넘도록 도피생활을 해왔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hellopl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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