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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정치논리가 경제 발목 잡아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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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暢賢 <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 >

    외환위기 직후 그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성 진단들이 쏟아질 무렵 위기를 자본간 세력 다툼과 충돌의 결과라고 해석하는 음모론이 회자(膾炙)된 적이 있었다.

    주로 동남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화교자본 세력이 급속하게 성장하자 유대인 자본이 나서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 동남아 통화위기를 촉발시켰다는 것이다.

    모든 음모론이 그렇듯 확인할 길은 없지만 적어도 지금 세계 자본시장을 주름잡는 양대 자본이 화교자본과 유대인 자본임을 부인할 길이 없다.

    특히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해 전 세계를 무대로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들 중 많은 은행이 그 뿌리가 유더인 자본에 닿아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혹자들은 자본에 무슨 국경이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자본에는 국경이 없을지 모르지만 이 자본을 움직이고 조종하는 자본가에게는 국경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자본 앞에 '유대인'이니 '화교'니 하는 이름이 붙는 것 아닌가.

    우리에게 그 이름이 익숙한 조지 소로스는 헝가리 태생의 유대인이다.

    그는 런던경제대학 시절 은사(恩師)였던 칼 포퍼 교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인지 포퍼 교수의 저서인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이름을 딴 '열린사회재단'을 주로 동구권에 설립한 후 공산주의 이념의 타파에 힘을 쏟았다.

    얼마 전 KT&G에 대한 공개매수 여부로 화제가 된 칼 아이칸 연합군의 대표 칼 아이칸도 유대인이다.

    그 역시 뉴욕시에 자신의 이름을 딴 스타디움을 짓기도 하고 모교인 프린스턴대학에 거액의 기부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들이 우리나라에 거액의 기부를 했다는 얘기는 들은바 없는 것을 보면 자본가의 출신국가 혹은 배경이 중요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새삼 확인해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지금 세계 각국에는 경제적 국수주의의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해외자본의 국내유입,특히 기간산업분야에의 유입을 철저히 차단(遮斷)하면서 국적기업과 기업가를 키우기에 혈안이 돼있는 것이다.

    우리가 총 GDP 규모 7875억여달러를 자랑하면서 선진국 진입을 꿈꿀 수 있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훌륭한 기업과 기업가들을 많이 키워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렇게 키워낸 기업과 기업가들이 '범한류자본'으로 성장 발전해 전 세계를 무대로 마음껏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뒷받침하는 것은 최근 세계적 분위기에 비춰볼 때 매우 중요하고도 당연한 과제다.

    현재 우리나라 내각에는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장관이 둘이다.

    그런데 최근 이들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장관은 최근 약값 적정화 방안에 관한 정책적 양보를 거부함으로써 한·미 FTA 2차 협상이 결렬에 가깝게 끝나는 데에 일조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장관은 경제적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이자제한법 부활을 시도하면서 반대하는 관료에 대한 인사 조치를 건의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경제관련 정책결정에 있어 정치적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어쩐지 양쪽 모두 장기적 국익보다는 반미자주정서와 반재벌·반기업 정서를 토대로 선명성 경쟁을 벌이며 지지층결집을 시도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러한 조치가 향후의 행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인지는 모르지만 이 과정에서 FTA협상이 부정적 영향을 받고 기업인들이 모처럼 경제활동에 전념하려는 분위기가 훼손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해지고 있다.

    경제의 흐름에 정치논리가 스며들기 시작하면 문제가 커진다.

    경제와 관련된 의사결정은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보다 철저히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내각 재직 시의 경력을 장관 이후의 행보를 위한 씨뿌리기 정도로 이해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당으로 복귀하는 것이 국익에도 도움이 되고 본인들의 경력에도 오히려 더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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