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美熙 < 싸이더스FNH 대표 greenpapaya2000@hanmail.net >

세상 일이란 참 어렵다.

특히 영화 일은 무수한 변수로 전쟁같이 일을 치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예를 들어 어떤 배우가 내 작품에 출연하기로 결정해 놓고 갑자기 다른 작품으로 변경한다거나,투자사가 원하는 대로 배우 및 예산을 다 세팅해 놓았는데 갑자기 투자를 빼버린다거나,천재지변으로 예상치 못한 장마나 태풍이 촬영지를 덮친다든지…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일이 촬영 기간 벌어진다.

2004년 가을 나 역시 크랭크인 날짜를 한 달 남겨 놓고 투자사의 변덕으로 급작스럽게 영화 한 편이 엎어진 경험이 있다.

시나리오 작업 8개월,촬영하기 위해 힘들게 잡아 놓은 배우,스탭,섭외해 놓은 촬영 장소,카메라,조명기기 등등… 모든 것이 한 큐에 날아가 버린다.

1년이 넘든,2~3년이 걸리든 상관없이 예상치 않은 일들의 조화로 작품은 풍전등화가 돼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 작품이 3개월 뒤 촬영에 들어간다.

꼭 1년6개월 만이다.

그동안 주연 배우들이 이 작품을 할 수 있도록 작품의 진행 상황과 장점·제작 의도를 감독과 함께 끈질기게 설득하고 친분 있는 분까지 동원해 열정과 자신감을 보여준 덕택에 결국 그분은 우리 손을 들어주었다.

어쩌면 작품보다 감독과 제작자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은,이 일은 잘될 것'이라는 스스로의 믿음이다.

그리고 그 믿음을 성공이라는 결과로 보답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다.

그러나 그 전에 우리는 자신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한 확신을,믿음을 가져야만 한다.

스스로 성공한다는 믿음이 있어야만 그 신뢰가 바이러스처럼 스며들어가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다고 본다.

그리스의 '피그말리온' 신화를 아는가?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조각한 여인상에 반해 진짜 사람으로 변하게 해 달라고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끊임없이 기원한다. 그러자 그 믿음을 깰 수 없던 여신이 진짜 사람으로 변하게 해준 '피그말리온' 현상처럼 나는 인생의 믿음이 기적을,성공을,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다.

희망이 없어 보이는 일이 닥칠 때 가슴을 온통 채운 절망감으로 불면의 나날만 이어질 때 내 스스로에게 많이 써먹었던 주문이다.

좌절하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술로 혹은 방황으로 시간을 소요하지 말고 내 자신에게 말하자."너는 이 일을 잘 해낼 거야,그리고 그 일은 꼭 성공할 거야"라고.

장마로 많은 사람이 힘들어한다.

그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생활을 유지할 자본이다.

그리고 가슴에 응어리진 좌절을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들에게 물질적 도움뿐만이 아니라 그 좌절을 딛고 일어설 '피그말리온'의 기적을 함께 보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