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하면 연상되는 곳은 푸껫,파타야 같은 해변 리조트다.

신혼여행은 물론 가족단위 휴가여행지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태국에는 정글도 있다.

남들이 주로 가는 곳,그 밥에 그 나물이 아닌 좀 더 색다른 체험과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을 찾는다면 콰이강이 제격이다.

방콕에서 서북쪽으로 2시간 정도 버스로 달리면 칸차나부리에 도착한다.

다시 북쪽으로 40여분쯤 가면 평평하던 대지가 갑자기 울창한 밀림의 산악지형으로 바뀐다.

사이욕 국립공원이다.

원시 그대로의 밀림과 기암괴석,그 사이로 흘러내리는 강과 폭포들이 때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다.

과연 태국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할 정도로 꽤 높아 보이는 산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잠시 후 이름모를 선착장에 도착,자동차 엔진을 개조해 만든 롱테일보트를 타고 10여분쯤 콰이강을 거슬러 오른다.

강원도 영월 동강계곡의 비경을 꼭 빼닮았다. 세 번째 굽이쯤을 돌아서니 문득 눈앞에 동화에 나오는 숲의 요정이 사는 집 같은 '정글 래프트'가 나타난다.

계곡물 위의 리조트가 한 폭의 그림처럼 멋진 조화로 다가온다.

수십여 채의 독립 가옥들을 연결해 만든 길다란 수상리조트다.

이곳 원주민인 몬족 직원들이 환영의 표시로 얼굴에 달팽이 문양의 회색 물감을 칠해준다.

웰컴드링크로 야자열매에 빨대를 꽂아준다.

한 모금 들이켜니 여로에 지친 몸이 서늘해진다.

자세히 살펴보니 룸마다 강 쪽으로 테라스를 만들어 놓고 해먹을 매달아 놓았다.

전통마사지센터와 민속춤 공연장,레스토랑도 있다.

모든 시설은 건물마다 나무통로로 연결돼 길게 이어진다.

이곳의 독특한 점은 무엇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연히 TV도 없고 냉장고,에어컨도 없다.

휴대폰도 여기선 불통이다.

식재료를 위한 냉장고를 돌리기 위해 자가 발전기로 꼭 필요한 전기만 생산한다고 한다.

화장실도 수세식이 아니다.

용변 후 직접 물을 부어야 한다.

도대체 이 더운 나라에서 전기 없이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

하지만 잠시 후면 이 모든 것이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 위여서인지 주변에 선선한 기운이 감돌고 계곡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어지간한 선풍기 못지 않다.

해가 질 무렵 리조트 직원들이 분주히 밤을 준비한다.

방마다 통로마다 등잔불이 켜진다.

리조트 전체가 어느새 은은한 불꽃이 일렁이는 한바탕의 수상 축제장으로 바뀐다.

이쯤이면 사람들은 모두 시인이 된다.

도시의 소음과 공해는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 흔한 휴대폰 통화음도 없다.

휴양지의 밤이면 늘상 울려 퍼지는 가라오케의 괴성도 없다.

조금 전까지 우리가 살고 있었던 문명세상과 분명 다른 곳이다.

들리는 것은 옛날 고향에서 듣던 강물소리,스쳐가는 바람소리,이름모를 풀벌레 소리뿐이다.

해먹에 몸을 누이고 눈을 감으니 '아~ 이게 바로 진정한 자유구나'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여지껏 살며 묵혀온 마음속 이런 저런 때가 다 씻기는 듯하다.

쉬다 지친(?) 여행자들을 위한 놀거리들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중국 소수민족으로 태국 북서부에 정착한 몬족마을을 돌아보고 그들이 키우는 코끼리를 타고 깊은 정글을 탐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카누와 대나무 뗏목을 타고 콰이강에 몸을 던져보는 쾌감 역시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기에 제격이다.

세계 3대 수프 중 하나인 태국의 톰얌쿵을 직접 만들어 보는 쿠킹클래스와 몬족 여인들의 부드러운 손길로 풀어주는 전통마사지도 진정한 몸과 마음의 휴식에 빠질 수 없는 메뉴다.

리조트 주변에 가볼 만한 곳을 꼽으라면 '콰이강의 다리'를 들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잡혀온 연합군 포로들이 태국과 미얀마를 연결하는 '죽음의 철로' 공사에 투입돼 수없이 희생당한 곳이다.

1957년 제작된 윌리엄 홀든,잭 호킨스 주연의 영화로도 유명한 이 철교 위로 지금도 열차가 다닌다.

다리 위에 올라 영화의 주제곡인 '보귀대령 행진곡'을 휘파람을 불며 걸으니 한 외국인이 그 멜로디를 아는지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미소를 보낸다.



당시 희생된 포로 6982명의 위패가 모셔진 연합군 묘지도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방콕에서 서쪽으로 1시간20분 거리에 있는 유명한 담넌 사두억 수상시장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작은 수로를 따라 연결된 수상가옥 사이 사이로 길쭉한 통통배들이 복잡한 수로를 헤치고 다닌다.

갖가지 열대과일을 가득 실은 배,국수 등 간단한 음식부터 공예품 기념품 등을 파는 배와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뒤엉켜 북적거린다.

시장은 새벽 6시에 개장해 오전 11시에 장을 마친다.

이곳에서 약 20km 떨어진 라마4세의 별장은 율 브리너가 주연한 영화 '왕과 나'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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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깃털여행, '리버콰이 정글투어' 상품 내놔 ]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타이항공이 방콕행 직항편을 매일 운항한다.

오리엔탈항공은 주4회,타이스카이항공은 수·금·일요일 주3회 방콕까지 운항한다.

방콕에서 칸차나부리까지 버스로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여기서 리버콰이리조트까지는 70km.버스로 40여분 정도 걸린다.

통화단위는 바트.1달러당 27바트 선이다.

100바트는 우리 돈으로 3000원 정도 한다.

황금깃털여행(1577-2585)이 '리버콰이 정글투어' 상품을 내놓았다.

방콕에서 1박하고 정글래프트에서 2박한다.

3박5일 90만원 선.

칸차나부리=문승용 기자 wolf@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