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2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한강시민공원 전 구간이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완전히 물에 잠겼다.

이에 따라 16일 오전 잠수교의 차량통행이 전면 중단된 데 이어 오후에는 올림픽대로 전 구간이 통제됐다.

또 안양천 둑 일부가 붕괴되고 저지대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등 서울·수도권 일대에서 홍수피해가 속출했다.

한탄강과 임진강의 수위도 한때 위험수위에 육박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장맛비가 17일 오후 늦게까지 내릴 것으로 보여 피해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인천 서구와 김포를 가로질러 흐르는 나진포천이 16일 밤 서해 만조와 겹쳐져 한때 범람위기를 맞기도 했다.

폭 20∼30m,깊이 10여m의 나진포천이 통과하는 김포시 감정동 남양스텐레스 인근 지역은 이날 낮 12시께 이미 강둑을 넘어온 강물에 잠겼다.

이날 오후 8시57분께 서해안 만조(804㎝)가 들어오면서 나진포천이 통과하는 인천 서구 검단동∼김포∼한강하류 지역에서 대규모 침수사태가 우려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5시30분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2동 양평교 부근 안양천 둑에 균열이 생겨 10m 정도 둑이 유실됐다.

인근 지하철 9호선 공사 현장으로 하천물이 유입되면서 지반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안양천 물이 유입돼 침수된 서울 영등포구 양평2동 일대 주택가는 '수상도시'를 방불케 했다. 주민들이 일찌감치 대피해 인적이 끊긴 안양천 인근 골목길은 역류한 흙탕물이 콸콸 넘쳐흘러 어디가 강이고 길인지 분간할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영등포구청은 정오를 기점으로 양평2동 4.5.6가에 대피준비령을 내리고 주민들을 인근 당산초등학교 강당 등 4곳으로 대피시켰다. 안양천 둑은 오후 8시에 가까스로 응급복구됐다.

○…잠수교 수위는 한때 12m까지 상승하면서 물에 완전히 잠겼다.

전날 보행자 통행이 제한된 데 이어 이날엔 차량 통행도 전면 금지됐다. 오후 들어 한강시민공원의 전 구간이 완전 침수됐다.

청계천의 경우 산책로는 모두 물에 잠겼으나 고산자교 수위가 5m에 못 미쳐 범람위험(범람수위 8m)은 없었다.

○…충주댐의 대량 방류로 댐 하류지역에 위치한 충북 충주시 앙성면 일대 주민들에게 16일 오후 10시를 기해 대피명령이 내려졌다.

시는 충주댐이 이날 오후 4시까지 초당 7000t이던 방류량을 늦은 밤부터 9000t으로 점차 늘리고 있는데다 괴산의 소규모 칠성댐마저 초당 190t을 방류,댐 하류지역인 앙성면 단암 조철 강철 영죽리 등 135가구 341명의 주민에게 대피명령을 내렸다.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이날 밤부터 경북 충청지역을 비롯한 남부지방에 폭우가 내리기 시작하자 관계자들이 밤샘 비상대기에 들어갔다. 경북 울진군 온정면에는 이날 밤 현재 196mm가 내려 농경지 30여ha가 침수됐고 울진과 영양에서는 주택 3채가 무너져 내려 이재민 4명이 발생했다.

충주와 제천,단양,음성 등에서도 모두 113ha의 농경지가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조성근.이호기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