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젊은이들의 노후생활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노후에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앞 세대보다 일찍 고민할 뿐 아니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몇 년 안에 몇 억 모으기 등의 재테크 이야기를 신문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이러한 젊은 세대의 행태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어떤 이들은 요즘 세대가 젊어서 가져야 할 호연지기(浩然之氣)는 없고 현실 문제에 매달려 미래지향적이지 못하다고 한다.

혹은 젊은이들이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은 없고 개인 문제에만 매몰(埋沒)되어 장래 지도자로서의 덕목을 키우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도 한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 번지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비판하는 목소리이다.

이에 반해 요즘 젊은 세대의 경제적 행태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도 많다.

지금 세대의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계산하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실속 없이 허풍 떨고 과소비하던 전 세대 사람들 보다는 훨씬 현실적이고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의 경제적 자립 성향을 좋게 보는 견해이다.

이와 같이 젊은 세대 사람들 사이에 일고 있는 경제적 생각과 행태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젊은 사람들의 행태는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런 것인지도 모른다.

자식이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는 사회전통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국가가 국민의 노후를 보살펴 줄 능력이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면 누구나 자구책(自救策)으로서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미래가 불안하고 그래서 꼼꼼하게 계산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는 창의와 모험심이 자라기 어렵다.

창조적 사고(思考)와 모험심이 자라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기술혁신이 일어날 수 없다.

기술혁신이 없는 사회는 발전의 희망이 없다.

우리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때로는 엉뚱하게 보이기도 하는 새로운 생각도 수용할 만큼 여유 있는 사회，새로운 생각을 현실세계에 연결하려는 모험심을 높이 사는 사회, 모험에서의 실패가 평생의 멍에가 되지 않는 사회, 우리 사회가 그런 사회인가？

기술혁신이 우리의 살 길이라면 젊은이들이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여건, 이들의 모험심을 북돋워 주는 환경, 실패가 두렵지 않은 사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최소한 젊은 세대가 모험을 하기 보다는 안정된 노후준비에 몰두해야 하는 사회는 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