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8개국(G8) 연례 정상회의가 15일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개막됐다.

이번 정상회의 주최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각국 정상들과 비공식 환영 만찬을 갖고 중동사태와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러시아의 WTO 가입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려 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절차가 있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게르만 그레프 러시아 경제개발통상부 장관은 농업분야가 러시아의 WTO 가입에 최대 장애물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식품 수입 제한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양국 정상은 러시아내 금융.보험업에 대한 미국의 진출과 음악.컴퓨터 프로그램.DVD 저작권 단속 강화 등 쟁점 분야에 대해서는 진전을 보았다.

특히 부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회담후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 핵 에너지 문제, 핵무기 및 다른 형태의 테러에 대한 전쟁 문제와 관련한 합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레바논간의 분쟁 등 중동사태에 대해서는 부시 대통령이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요구한 반면 푸틴 대통령은 무력사용의 균형을 강조, 시각차를 노출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G8 정상 만찬회동을 통해 에너지 안보, 교육, 전염병 방지를 이번 회의의 3대 주제라고 밝혔다.

또 중국과 인도, 브라질의 G8 가입에 대해서도 지지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과 관련, "평화적 해결을 위한 최대한의 노력이 기울여져야 한다"며 G8 정상들의 공동 대응을 촉구한 뒤 "납치를 포함한 모든 테러 행위를 비난하지만 이스라엘의 경우 피랍 병사 구출 이외의 다른 더 광범위한 목적이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별도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양국은 서로간 가장 첨예한 문제인 평화 협정을 포함한 문제에 대해 모든 수준에서 접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러시아내 일본 회사의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일본 기업의 러시아내 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일본측이 강력하게 희망해 온 러시아 동부 파이프라인의 태평양 연장 건설 문제에 대해서는 확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푸틴 대통령은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민수용 핵에너지 기술을 발전시키되 핵무기 개발 위험을 차단하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라늄 농축 및 사용한 핵연료 처리를 담당할 국제기구 마련에 러시아가 주도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AP.AFP=연합뉴스)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