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의 상승세는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가.

시장 분석가들 사이에서 단기적으로는 배럴당 80달러대가 중론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100달러 전망도 힘을 얻어가고 있다.

중동 불안에다 줄어들지 않는 석유 수요,허리케인 등까지 유가 상승 요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고유가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우존스는 현재로선 배럴당 80달러대를 예상하는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텍사스의 저명한 석유 전문가인 분 피켄스는 "내년 초 이후 80달러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즈 캐피털 관계자도 "80달러대가 임박했다"며 중동 사태가 급속히 악화되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우존스는 90달러대,더 나아가서 100달러 시대를 점치는 관측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며 심지어 연말 안에 배럴당 175달러가 될 것이라고 베팅하는 사람까지 등장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군사적 충돌로 석유 시장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지면서 유가에 '전쟁 프리미엄'이 치솟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이 허리케인 시즌인 점도 석유 시장에 불안을 더하는 변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뜩이나 지정학적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허리케인까지 겹칠 경우 90달러대로 진입하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또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에서 석유 소비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 4주 동안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기록적인 갤런당 3달러를 넘어섰지만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자동차 운행이 줄지 않고 있다.

중국의 석유 소비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산유국들의 추가 생산 여력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유가는 국제 정세 불안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고유가의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점이다.

월가의 대표적 투자자인 억만장자 짐 로저스는 지난 6일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훨씬 더 넘어설 것"이라며 "이 추세가 15년가량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