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들의 해외부동산 매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한국에서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와 미국 부동산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표현까지 쓰고 있을 정도다.

올들어 거주용에 이어 투자용 부동산 취득까지 자유화되면서 해외부동산 매입이 크게 늘어날 것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긴 하지만 이처럼 과도한 투자열기는 도(度)가 지나치다는 느낌을 감추기 어렵다.

WSJ이 보도한 한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매입 붐은 놀라울 정도다.

뉴욕의 부동산 회사 코코란 그룹이 뉴저지주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의 경우 총 344가구중 절반 이상을 한국사람이 차지했다고 한다.

또 이들은 40만~160만달러에 이르는 분양대금을 현찰로 지급하고 있으며 출처가 불분명한 검은 돈까지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지난 1·4 분기중 한국인들의 대미(對美) 직접 투자가 5억7000만달러에 달해 작년 한 해 투자액 12억7000만달러의 절반에 육박한다면서 이는 부동산투자에 큰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의 공식통계에서도 해외 부동산 투자 러시는 그대로 포착된다.

지난해 투자건수와 금액은 각각 29건 932만달러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상반기 중에만 383건 1억4000만달러에 이른다.

특히 투자목적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게 된 지난달에는 145건 5421만달러를 기록했을 정도다.

해외부동산 투자 붐이 얼마나 빨리 확산되고 있는지 선명히 드러난다.

물론 해외부동산 투자를 꼭 나쁘다고 단정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지구촌이 하나로 묶인 글로벌경제 시대에 해외시장에서 재테크 수단을 찾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런 현상이기 때문이다.

또 계속된 무역흑자로 인해 넘쳐나는 달러를 어느 정도 해외로 내보내는 것은 경제 운용의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처럼 급격한 자금유출이 고착화(固着化)될 경우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도움될 게 없음은 당연한 이치다.

여기서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할 점은 국내의 부동자금이 해외부동산으로 빠져나가는 원인이다.

국내에 마땅한 투자 대상이나 재테크 수단이 없기 때문임은 자세한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급격한 해외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것은 과감한 규제완화 등을 통해 투자대상을 넓혀주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