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의 신세계병원 박경철 원장은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투자전문가다.

'기술적 분석의 고수''증권사 직원들에게 주식을 가르치는 외과의사'로 더욱 유명한 그는 시장에 대한 통찰과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을 다양한 주제로 써내는 칼럼니스트로도 이름이 높다.

박 원장에게 "부자는 어떤 사람인가"라고 물으면 "부자란 부를 늘리는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더 이상의 부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 비로소 부자라고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그는 재테크를 하려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부자의 기준을 정하라고 얘기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돈의 노예로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부자가 되려면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높이는 데서 출발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부가가치가 낮은 상태에서 재테크로 부자가 되려는 것보다는 가능하면 안정적이고 오래 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능력과 일을 통해 부자가 되는 것이 더 빠르다는 것.투자전문가가 말하는 부자되는 법 치고는 뜻밖이다.

올해로 실전 투자경력이 만 20년인 박 원장은 신간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리더스북)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재테크 전략보다 경제현상을 바로 보는 눈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3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그가 구체적인 투자전망과 전략을 소개하기에 앞서 부가 형성되는 원리와 부자들의 투자결정 논리,투자에 필요한 기본원리와 지식 등을 중점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박 원장은 "노후자금을 마련하려면 자신의 자산가치를 높이고 단순히 한 푼 두 푼 모으는 방식이 아니라 투자수익률을 높이라"고 지적한다.

노후자금 '10억 만들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월수입 350만원의 도시노동자가 생계와 자녀교육 및 기타 생활비를 뺀 100만원을 매달 저축할 경우 10억원을 모으려면 77년이 걸리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그 기간을 줄이려면 투자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경제성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수록 양보다는 수익률의 개념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특히 그가 강조하는 것은 금리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해다.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보다 더욱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금융자산의 가치를 이해하려면 금리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것.지난 100년간 미국이나 한국에서 가장 투자수익률이 높았던 재테크 수단은 복리예금,채권,부동산,주식의 순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그는 "금리지식이 부자를 만든다"면서 "금리와 돈의 흐름을 꿰뚫지 못한다면 모든 투자행위는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분야별 전망에서는 "향후 10년 내에는 부동산 투자의 비중을 줄이라"고 말한다.

향후 부동산 시장이 10년간 점진적 상승 후 급격한 조정을 거쳐 15년 후 다시 안정될 것으로 그는 전망한다.

특히 서울 중심의 고가 아파트와 지방도시의 토지가 가장 위험하다고 그는 경계한다.

반면 주식시장은 자산시장의 중심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386세대의 시장주도와 연·기금,학교재단이나 공익재단의 자산,기업의 잉여현금과 같은 법인자금 등이 증시에 유입되면 주식시장이 팽창기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24쪽,1만20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