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 의장이 경제정책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정부 경제정책 핵심라인에 그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인물들이 속속 등용되면서 '강봉균 사단'이라는 신조어가 관가에 나돌고 있다.

급속히 퇴조하고 있는 '이헌재 사단'과는 대조적이다.

경제정책을 주무르고 있는 강봉균 사단의 핵심은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내정자(15회)와 조원동 재경부 경제정책국장(23회).이들은 강 의장(행시 6회)과 오랜 기간 끈끈한 인연을 맺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과거 경제기획원(EPB) 시절부터 20여년간 보직을 차례로 물려받았을 정도로 관계가 특별하다.

권 내정자는 1987년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에서 인력계획과장 동향분석과장 등을 지내면서 직속 상사로 강봉균 경제기획국장을 도왔다.

이후 1993년 강 의장이 1급(대외경제조정실장)으로 승진하자 권 내정자는 주무 과장(대외총괄과장)이 됐고,조 국장은 영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대외총괄과 주무 사무관으로 두 사람의 직계 라인이 됐다. 세 사람 간 인연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강 의장은 1999년 재정경제부 장관이 되자 국제통화기금(IMF)에 파견 나가 있던 권오규 당시 대리이사를 불러 경제정책국장에 앉혔고 조 국장은 정책조정심의관(부국장급)으로 강 의장과 권 내정자를 보좌하게 됐다.

강 의장이 2000년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때도 두 사람은 지근거리에서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권 내정자가 참여정부 초기부터 청와대 정책수석,경제정책수석비서관,정책실장을 거쳐 이번에 부총리에 내정된 것도 16대 대선 때 경제부문 참모역할을 했던 강 의장이 적극 천거했다는 게 관가의 분석이다.

강 의장은 개각 직후 "권오규 정책실장을 경제수장으로 내정한 대통령의 선택은 최선이었다"며 "(대통령이) 누굴 경제부총리로 뽑을지 물어봤다면 분명 권오규 정책실장을 추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장은 전북 군산 출신으로 군산사범고,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으며 권 내정자와 조 국장은 경기고,서울대 경제학과를 함께 나왔으나 고향은 강릉(권 내정자)과 논산(조 국장)으로 서로 다르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