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으로 의사들의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겸 노조위원장 이혁)는 지난 3일 노동부로부터 노동조합 설립 허가서를 발급받았다고 5일 밝혔다. 협의회는 지난달 30일 노동부에 노조 설립 허가서를 제출했었다. 협의회가 노조 설립을 추진한 지 약 3년 만에 결국 의사들의 노조가 설립된 셈이다.

전공의는 의과대학을 졸업해 의사 면허를 딴 뒤 전문의가 되기 위해 인턴(1년)과 레지던트(4년) 과정을 밟고 있는 의사를 말하며 현재 전국 240여개 수련병원에 1만6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공의협의회 관계자는 "각 병원이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해서는 전공의 수련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악용,살인적인 강도의 근무를 강요하면서 정당한 근로 대가조차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전공의 처우 개선과 법적 지위 보장을 위해 노조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협의회 측은 그동안 전공의들이 하루 16시간가량의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월급 100만~150만원을 받았다는 주장을 펴면서 노조 설립의 당위성을 주장해 왔다.

이혁 위원장은 이날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노조는 6일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운영원칙,향후 활동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이어 다음 주부터 전국 전공의를 대상으로 회원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전공의가 가입할지는 미지수다.

전공의가 소속된 수련병원들이 전공의의 단체행동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진료공백 등을 이유로 노조 설립을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공의들의 노조 가입을 두고 수련병원과 전공의 사이에 마찰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학병원의 한 관계자는 "전공의노조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파업이라는 극한 상황으로 치달으면 환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