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재소자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독방에 수감됐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4일 여주교도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새벽 교도소 독방에 수감중이던 김모(51)씨가 창틀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순찰중이던 교도관이 발견했다.

전직 경찰관인 김씨는 살인 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고 7년간 군산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모범수로 분류돼 지난 3월말 여주교도소로 이감됐으며 열흘 전 시험 부정행위 및 지시불이행 등을 이유로 독방에 수감중이었다.

숨진 김씨는 "시험중 커닝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벗겨달라"며 형제와 자녀, 사건을 담당할 검사, 교도소장 등에게 보내는 편지지 2-3쪽 분량의 유서 7통을 남겼다.

김씨는 유서에서 "지난 6월 25일 방송통신대학 1학기 기말고사에서 아무런 부정행위도 하지않았는데 K교화사가 누명을 씌웠고 이에 항의하자 지시불이행이라며 독방에 수감해 억울하다"며 "철저히 조사해 누명을 벗겨달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복역중에 여러 자격증을 땄고 새 삶에 대한 의욕도 많았던 사람이 갑자기 자살한 것은 교도소 안에서 인권유린행위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김씨에 대한 부검과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여주교도소 관계자는 "김씨가 인권문제와 관련해 상담이나 진정을 한 적이 없다"며 "검찰이 사체를 부검할 예정이고 법무부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중이기 때문에 곧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서울지방교정청 조사관 4명을 교도소에 파견해 조사에 나섰다.

조사관들은 김씨가 억울한 누명을 씌웠다고 지목한 교도관과 교도소 관계자, 동료 수감자, 유족 등을 면담하고 독방내 CCTV 관찰상황과 징벌 심사과정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이날 조사관 2명을 보내 인권침해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여주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