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사랑하세요' 좌담회 ]


부부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고 토로하는 한국의 중년 부부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배우자를 존중하지 않거나 상대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저변에 깔려 있는 성의식이 왜곡돼 있다는 것이다.

중년 이후 부부에게 섹스가 지니는 의미는 무엇이며 섹스 없는 무미건조한 관계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바이엘헬스케어와 한국경제신문사는 '부부 다시 사랑하세요' 캠페인의 하나로 김병후 부부클리닉후 원장,문두건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기과 교수,범정은 바이엘헬스케어 마케팅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범정은 이사=중년이면 섹스를 회피하게 되는데 중년 부부들이 다시 사랑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

김병후 원장=중년은 여성이 처음으로 남편과 사이가 멀어지는 시기입니다.

중년 직전 여성의 성욕구는 최고치에 달합니다.

반대로 남성은 생리적으로 약해지고 사회생활에 지쳐 점점 섹스를 원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 같은 시기를 슬기롭게 넘기지 못하면 부부는 여생을 '성적 무관계(sexless)'로 살아가기 쉽습니다.

따라서 서로 소통하기 위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문두건 교수=부부 생활의 불만족에는 부부 관계를 초월해 사회적인 문제도 크게 작용한다고 봅니다.

현재 중년 부부는 유교적,가부장적 관념의 지배를 받아 부부생활 전반이 남자 위주로 진행됩니다.

여성은 결혼하고 애를 낳고 키우는 기쁨에 살다가 40대에 아이들이 중·고교에 들어가면 외로움을 타게 됩니다.

게다가 입시 때문에 애들 챙기느라 피곤하고 마음에 부담이 가서 섹스를 하고 싶어도 못 합니다.

이를 달래기 위해 남편이 쌍코피를 흘리더라도,다음날 회사를 못 가게 되더라도 부인에게 최선을 다해야 옳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게 사실입니다.

한국의 가족 계획도 잘못돼 발전의 과도기에서 애들을 한둘만 낳다 보니 전부 귀하게 키웁니다.

부부가 아닌 자녀 위주의 사회가 된 게 섹스리스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범 이사=생활 수준은 나아졌는데 웬일인지 요즘은 중년뿐 아니라 젊은 부부도 섹스리스로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김 원장=출산 후 여성의 성적 욕구가 급격하게 떨어져 남성은 여성에게 섹스를 거절당하는 상처를 입을까봐 섹스를 피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특히 강압적인 부모 밑에 자란 남성들에게서 이런 경향이 큽니다.

문 교수=젊은 사람들이 너무 급하게 삽니다.

요즘은 신혼 때부터 집과 차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평생직장 개념도 깨져서 남성은 자꾸 자신을 채찍질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여성도 사회생활을 하고 남자 못지않게 귀하게 자라다 보니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편할 때에만 섹스를 하고 싶어합니다.

여성은 일찍 집에 귀가하더라도 밥을 지어야 하고 남편도 집에 들어가야 아내가 없으니 빨리 귀가하지 않습니다.

결국 이기심이 이런 악순환을 만들어 섹스리스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범 이사=이런 현상은 한국 상황에만 해당되나요.

맞벌이 부부가 늘어난 탓은 아닙니까.

김 원장=맞벌이도 중요한 원인이지만 한국 남자는 사정 중심의 섹스,임신을 위한 섹스를 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하지만 여성은 사랑의 교감을 위한 섹스를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20세기 초반만 해도 서구 선진국의 남자도 지금의 한국과 똑같았습니다.

하지만 여성의 인권과 경제력이 신장되면서 부부 관계의 주도권이 여성으로 기울어졌고 남자들은 부드러워졌습니다.

한국 남성들도 서구 남성처럼 로맨틱하게 변신해야지 그렇지 못하면 섹스리스가 늘 수밖에 없습니다.

범 이사=섹스리스의 기준과 의학적인 원인은 뭡니까.

문 교수=섹스리스의 기준은 의학적으로 정립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성행위를 하고 싶을 때 이뤄지지 않으면 섹스리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성 호르몬은 40대 중반부터 줄어들지만 이 때문에 성욕이 감퇴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남성은 비뇨기과에 오는 이유가 '섹스리스'가 아닌 '발기 부전'을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은 '얼마나 자주 관계를 갖느냐'고 물으면 거의 안 한다고 대답합니다.

그래서 섹스를 안 하니까 발기 부전이 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레비트라 같은 발기부전제를 먹고 시도해 봐도 안 된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삽입만이 성교의 전부라는 생각을 버리고 대화 전희 애무같이 성 만족도를 올리는 방법을 병행하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이를 통해 부부간에 심리적 정서적 거리를 줄이는 게 중요합니다.

범 이사=발기 부전의 경우 여성들이 도우려 할수록 오히려 남자들은 더 위축되는 것 같습니다.

기다린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김 원장=실제 남성은 여성보다 성적으로 훨씬 약합니다.

동물들만 봐도 암컷은 모두 섹스할 수 있지만 수컷은 모두 섹스하는 게 아닙니다.

여성이 사랑의 표현으로 섹스를 요구하면 남자는 의외로 압박으로 느낍니다.

문 교수=한국의 성 교육은 피임 임신요령을 가르치지만 섹스의 기술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습니다.

남성은 섹스를 남성성의 상징으로 여기기 때문에 나이 들어 성 기능이 약해지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고 발기 부전도 약 한번 먹으면 완전히 치료돼야 한다고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레비트라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기에 앞서 성의 생리적 심리적 측면을 이해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 원장=레비트라 같은 약은 40대 후반~50대 초반 폐경기를 앞두고 여성의 성적 욕구가 급상승하는 반면 남편은 성욕이 감퇴하는 시기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부부 서로 성 기능이 살아 있고 부부 관계가 좋고 여성의 성적 욕구가 끓어오를 때가 적기입니다.

다만 여성은 남성의 성 기능이 젊었을 때와 같지 않다는 점을 이해하고 남성도 강하게 삽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범 이사=레비트라 같은 약은 성적 욕구가 있어야만 효과가 있나요.

문 교수=원칙적으로 그렇습니다.

레비트라는 음경평활근을 부풀리는 기능을 하는데 마음이 부담스럽고 스트레스가 심하면 레비트라를 먹어도 오히려 평활근이 수축하게 됩니다.

성관계를 하고픈 마음이 있어야,즉 차에 시동이 걸려야 레비트라를 먹는 효과가 나는데 마음이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남자가 약을 먹었으니 어디 한번 해 볼까라고 기계적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안 된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여자가 남자에게 "레비트라 먹었어? 자 그럼 이제 시작하지"라고 말해도 안 됩니다.

범 이사=발기 부전은 역시 심리적인 요인이 크지요.

문 교수=예전에는 발기 부전의 90% 이상이 심리적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레비트라와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가 나오면서 50% 정도가 신체적 문제라는 게 전반적인 견해입니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기질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레비트라로 고치면 되지요.

그러나 심리적인 요인까지 겹치면 치료가 어렵습니다.

발기 부전이 '심인성이냐 기질성이냐'를 따질 수는 없습니다.

특히 50대 이후에는 발기 부전이 복합적이며 노화의 한 과정입니다.

무엇보다 평안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적극적으로 레비트라를 먹으며 치료에 나서면 누구나 원활한 성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범 이사=제 주변의 여성들은 정말 남편을 다시 사랑하고 싶어합니다.

남자들도 그렇다고 느끼십니까.

김 원장=남자건 여자건 다들 배우자에게 사랑받기를 갈망합니다.

문제는 여자들은 "이 사람이 내가 원하는 것을 해 줄까? 절대 그럴 리 없어"라고 생각하는 반면 남자는 "난 이미 힘이 떨어졌는데 마누라가 강한 섹스를 원하면 어쩌나"라고 느끼는 것입니다.

남자들은 지레 겁먹지 말고 여자들이 부드럽고 낭만적인 사랑을 원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부인들도 남성이 아내에게 사랑받기 원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제는 중년 부부들의 섹스 빈도가 늘어야 합니다.

범 이사=제가 레비트라 마케팅을 담당해서인지 몰라도 부부 클리닉을 찾는 등 최근에는 부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클리닉에 다녀오고 나서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됐으며 부부간 금실이 좋아졌고 다른 부부에게 추천했다는 사람들이 상당수입니다.

김 원장=좋은 현상입니다.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가족 간 대화가 늘어야 하고 섹스도 늘어야 합니다.

덧붙인다면 중년이 넘어 갑자기 대화가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혼할 때부터 문제가 있으면 대화를 시작해서 심리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치료가 불가능할 때까지 방치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즉 젊어서부터 예방적 조치가 필요합니다.

범 이사=실제 임상 현장에서 발기 부전은 어떻게 치료하고 계십니까.

문 교수=발기부전 클리닉을 찾아오는 사람은 연령을 불문하고 성 기능을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20대는 자신의 성 기능이 정상적인지 궁금해서,30~40대는 성 기능이 약화됐다고 느껴서 옵니다.

중년은 돈과 시간적 여유가 있어 찾아오고 치료받기 적절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노년은 원해도 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기 부전 때문에 찾아오는 환자를 위해 레비트라를 보통 한 번에 10알 정도 처방하지만 다량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30알까지 처방합니다.

용기를 내 처방받는 것이 극히 어려운 것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정리=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