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은 출범 이후 10년 동안 역동적 성장과 변동성을 보이면서 이에 따르는 각종 진기록들을 배출했다.

이 같은 진기록들에는 세계 어느 주식시장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코스닥시장의 발전상과 활력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의 어두운 단면으로 지적되는 지나친 변동성도 기록으로 확인된다.

◆ 성장속도 세계 최고 수준 = 1996년 7월1일 출범 당시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8조6천억원이었으나 19일 현재 61조7천억원으로 10년만에 7.2배로 늘어났고, 신시장 4위, 세계 주요 증시 37위에 위치하고 있다.

상장기업은 343개사로 출발했으나 1999년 104개사, 2000년에만 178개사, 2001년 167개사, 2002년 167개사가 새로 상장하는 등 신규 상장기업이 매해 꾸준히 유입된 덕택으로 현재 927개사로 늘어났다.

신시장 5위, 세계 주요 증시 14위의 기록이다.

거래량과 거래대금 역시 출범 당시 14만주, 21억원에 불과했지만 1999년 3천만주, 4천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5억9천만주와 2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세계 주요증시의 17위에 해당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스닥지수가 84.52%(380.33→701.79포인트) 상승하면서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 최고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양적인 면에서는 유례없는 성장이라는 평가다.

◆ 벤처붐이 이끈 코스닥 전성기 '1999~2000' = 1998년초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이 800배까지 상승하는 IT주 폭등장세가 일면서 "천만원을 투자해서 몇 십억원을 벌었다"는 말들이 심심찮게 흘러나오며 이땅에는 본격적인 벤처붐이 일었다.

이 영향으로 코스닥지수는 2000년 3월10일 사상 최고치인 2,834.40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1999년 12월28일 코스닥 시가총액은 98조7천억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고, 2000년 2월14일 거래대금은 6조4천211억원으로 사상최고점을 찍었다.

또 인생역전이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았을 기록적인 수익률도 등장했다.

한국주식시장에서 역대 상승률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1999년~2000년에 시세를 분출해 이름을 올린 종목이 18개, 전체의 90%에 달했다.

리타워텍과 한국디지탈라인이 최저가 대비 최고가 상승률이 각각 2만123.46%, 9천349.54%에 달해 1, 2위를 차지했다.

시세 분출 시기는 다름아닌 벤처붐이 일었던 1999~2000년이다.

이들 이외에도 새롬기술(6천669.23%), 싸이버텍(3천963.05%), 다음(3천529.46%), 터보테크(3천364.29%), 장미디어(3천359.82%), 코리아텐터(3천236.90%) 등도 1999~2000년 코스닥활황장에서 다시보기 힘든 수익률을 올렸다.

◆ 'Buy 코스닥' 상장 러시 = 코스닥 폭등장세는 결국 장내주식 외에도 장외 IT업체 주식을 확보하는 것이 부의 첩경이라는 인식을 자리잡게 해 '창업붐'과 함께 '상장붐'을 낳았다.

지난 1999년 코스닥 상장을 위해 심사를 요청했던 기업은 163개에 머물렀지만 2000년 319개, 2001년 345개, 2002년 303개로 늘어났다.

이는 상장 청구 기업이 가장 많았던 3년으로 기록되고 있다.

공모부붐을 타고 공모 금액도 2000년 2조5천686억원, 2001년 1조3천156억원, 2002년 1조1천207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1조원대를 넘어섰고, 2000년과 2001년은 유가증권시장의 공모금액을 넘어서기도 했다.

역대 공모주 청약에서 공모가(액면가 500원 기준)가 가장 높았던 종목은 2000년 7월6일 코스닥시장에 첫 발을 들여놓은 한국정보공학(공모가 15만원)이다.

이어 2000년 7월11일에 상장해 2003년 5월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긴 엔씨소프트와 2003년 12월19일에 상장한 레인콤이 각각 7만원, 4만7천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공모금액면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국민은행에 피흡수합병된 국민신용카드, KTH로 사명이 변경된 한국통신하이텔이 각각 3천750억원, 2천208억원, 1천960억원의 순을 나타냈다.

◆ 코스닥 대표주 '명암 천지차' = 무수히 많은 코스닥의 별 가운데서도 KTF와 NHN, 새롬기술이 코스닥시장을 주름잡았던 대표주로 꼽힌다.

지금은 유가증권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KTF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 연속 연말기준 시가총액 상위 1위를 기록했다.

코스닥 10년사에서 유일한 5년 연속 1위 기록이다.

특히 1999년의 경우 시가총액이 한때 38조원에 도달하며 유가증권시장까지 합쳐 한국통신, 삼성전자에 이어 시총 3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NHN은 과거의 명성을 다소 잃은 2006년에 시가총액 5조원을 돌파하면서 새로운 강자로 굳건히 자리했다.

NHN의 작년말 시가총액은 4조1천852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새롬기술은 코스닥 종목중 최초로 100만원(액면가 5천원 기준)을 돌파한 뒤 1999년에는 시가총액이 3조원 가까이 도달하기도 했다.

◆ 폭락 기록 '아찔' = 코스닥지수는 1,000포인트로 시작해 2천834.40포인트로 치솟았지만 IT 버블 붕괴에서 촉발된 주가 급락과 IT 기업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시장에 대한 신뢰 저하로 2004년 8월4일에는 324.71포인트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고치 대비 최저치의 하락률은 88.54%에 달한다.

코스닥 대박 신드롬을 낳았던 일부 종목들의 경우 몰락의 기록도 드라마틱했다.

리타워텍과 한국디지탈라인 주식은 한때 36만2천원, 5만1천500원까지 치솟았으나 퇴출된 후 휴지조각이 됐다.

새롬기술(현재 솔본)은 30만8천원에서 4천원으로, 싸이버텍은 23만2천원에서 565원으로 최고가 대비 6월19일 종가 하락률이 각각 98.70%, 99.97%에 달한다.

최고가가 40만6천500원이었던 다음과 4만8천500원이었던 터보테크, 15만5천원이었던 장미디어, 3만1천200원이었던 코리아텐더는 90% 가량이 빠져 주가가 최고가일때 이들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현재 투자금이 10분의 1정도로 줄어든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곽세연 기자 jbkim@yna.co.kr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