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을 앞두고 근거리 해외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여행객들이 동남아 통화에 대한 원화의 상대적 약세를 대비해 미리 환전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여름철 휴가 시즌을 앞두고 은행 창구에 동남아 통화의 환율 전망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동남아 국가중 가장 많이 찾는 태국 바트화에 대한 문의가 많은 편이다.

원.바트 환율은 4월말 25.20원에서 이달초 24.60원으로 떨어지는 등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다 최근에는 24.80원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은행 전문가들은 향후 원화의 상대적 약세 가능성이 높은 만큼 동남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가급적 환전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현재 태국 돈 5만바트를 사기 위해서는 매매기준율을 기준으로 124만원 정도가 필요하지만 원.바트 환율이 1원 상승하면 5만원을 더 들여야 한다.

외환은행 외환운용팀은 환율 보고서를 통해 "6월말 이후 세계적 달러 약세가 재개된다면 바트.달러 환율이 원.달러 환율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바트화가 원화에 비해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태국 바트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이달중으로 1바트당 25원선까지 오르고 하반기에는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말레이시아 링기트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연초 하락세를 보인 뒤 1링기트당 260원 부근에 머물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지난해와 같은 상승세를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링기트 환율은 지난해 6월초 1링기트당 264원 수준이었으나 7월21일 말레이시아의 고정환율제도 포기에 따른 링기트화의 초강세 등으로 10월말에는 280원대까지 상승했다.

은행들은 국내에서 미리 환전하면 미 달러화로 바꾼 뒤 여행국에서 다시 현지 통화로 환전하는데 겪는 불편이나 추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고 있다.

물론 한꺼번에 너무 많이 환전해 외화가 남을 경우 살 때와 되팔 때의 환율 차이로 손해를 볼 수 있는 만큼 분산 환전을 권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미 달러화 외에 현지 통화를 따로 준비해두면 불필요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며 "환율 변동 추이를 지켜보면서 조금씩 환전해 두면 환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