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상장사들의 횡령 사고가 대형화 양상을 띠며 번지고 있다.

대규모 횡령 사고가 발생한 상장사들은 자금난뿐 아니라 시장의 신뢰 상실까지 겹쳐 향후 경영난과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9일 현재까지 상장사들의 횡령 사고 발생 공시는 모두 11건이며 횡령 피해액은 총 55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건수는 3건 줄었으나 피해액은 37.61% 증가했다.

최근에는 지난 9일 코스닥 시장의 파로스이앤아이가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자기자본 대비 54.92%에 해당하는 53억원 상당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파로스이앤아이의 주가는 시장에 횡령설이 퍼진 지난달 말 이미 3거래일 내리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달말 이즈온이 대표이사와 전무가 자기자본 대비 68.01%에 해당하는 157억원 가량을 횡령했다고 밝히는 등 횡령 피해액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어선 상장사들도 있어 이들 기업의 경우 향후 심각한 경영 차질이 예상된다.

상장사의 횡령 사고는 특히 코스닥 시장에 집중돼 지난 2005년 이후 발생한 39건의 횡령 사고 중 64%인 25건이 코스닥 상장사에서 발생했다.

이중 시장에서 촉망받는 보안업체였던 하우리를 비롯해 세니콘, 후야인포넷 등 3곳은 횡령 사고가 확인된 해의 결산기에 감사의견 거절과 자본 잠식 등의 사유로 퇴출당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업체 경영진 등의 횡령과 배임사고 등이 끊이지 않고 있어 코스닥 시장에 대한 신뢰가 좀처럼 쌓이지 못하고 있다"며 "상장사들의 도덕성 회복과 함께 외감법 보완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강화 등 제도적인 개선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편 횡령 주체는 전.현직 대표이사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최대주주, 자금 담당 직원 등이 연루된 경우도 있었다.

<표> 올해 상장사 횡령 사고 발생 현황
(단위:원,%)
┌────┬───────┬───────┬──────┐
│ 구분 │ 기업명 │ 발생금액 │자기자본대비│
├────┼───────┼───────┼──────┤
│ 코스닥 │파로스이앤아이│ 5,309,347,426│ 54.92 │
│ 코스닥 │솔빛텔레콤 │ 4,819,691,220│ 46.26 │
│ 코스닥 │이즈온 │15,678,989,984│ 68.01 │
│ 코스닥 │세종로봇 │ 500,000,000│ 4.02 │
│ 코스닥 │카프코 │ 2,086,316,264│ 38.56 │
│유가증권│AP우주통신 │ 2,766,038,453│ 12.60 │
│ 코스닥 │디질런트FEF │ 4,857,000,000│ 28.22 │
│ 코스닥 │서원아이앤비 │ 5,600,000,000│ 63.07 │
│유가증권│벽산건설 │ 6,588,954,830│ 1.95 │
│유가증권│AP우주통신 │ 5,220,000,000│ 23.80 │
│ 기타 │세니콘 │ 2,050,000,000│ 10.82 │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발생일자 최근순
※세니콘은 코스닥 퇴출 법인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