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EBS)이 수능시험 교재를 원가의 5배 가격으로 팔아 폭리를 취하고 이 돈을 직원들의 성과급 등에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6∼7월 실시한 EBS 재무감사 결과 EBS는 정부의 '수능방송-수능시험 연계' 방침이 확정된 2004년 한 해에만 교재 출판비용(189억원)의 2배가 넘는 382억원을 이익으로 남겼다고 8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도 이익 규모 113억원의 2.4배에 달한다.

감사원에 따르면 EBS는 당초 교재판매 이익금을 인프라 확충과 저소득층 자녀 지원 등에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사용액은 13억7000만원에 불과했다.

대신 직원들 성과급에 43억원을 지출했다.

한술 더 떠 EBS는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따른 보상금으로 52억원을 쓸 계획까지 세웠으나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돼 집행되지는 않았다.

이 과정에서 EBS는 교재 판매가격을 원가의 21%가 되도록 책정하는 등 회계 규정에도 없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와 함께 EBS는 2000∼2004년 동안 인건비를 연 평균 16.6%나 인상시켜 2004년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6700만원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투자기관 평균인 4300여만원보다 1.5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감사원은 EBS가 외주 업체에 제작비 4300만원을 과다 지급하고 제작기획비 3810만원을 술값으로 사용하는 한편 공연계약 업체로부터는 5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적발,관련 직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감사원은 EBS 권 모 사장에 대해 해임을 요구할 방침이었으나 잔여 임기가 2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점을 고려,방송위원회에 인사 자료로 활용토록 통보해 재임용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EBS 측은 이에 대해 사교육비 경감 취지에 맞춰 학부모와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2006년 교재 가격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