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세계경제 불균형' 분석 보고서

전세계 경제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달러화의 추가 약세가 불가피하며 경우에 따라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5일 발간한 '세계경제 불균형의 원인과 조정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경제 불균형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미 달러화의 약세가 불가피하나 약세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경제학자들은 최근 누적되고 있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해소되기 위해서는 달러화가 유럽과 아시아 통화에 대해 각각 30%와 37%나 절하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가 장기간에 걸쳐 완만하게 이뤄질 것이라는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 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세계경제의 불균형이 좀처럼 조정되지 못하다가 한계점에 이를 경우 달러화가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즉 달러 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려온 투자자들이 어느 시점에서 이 같은 투자패턴을 중단하면 대미 자본유입이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 권성태 차장은 "일부 급락 우려가 있으나 달러화 약세가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라며 "아울러 지난 2002년 이후 달러화 약세는 원화를 비롯해 엔화, 유로화 등 일부 통화에 대해서만 이뤄졌기 때문에 향후 중국 위안화 등에 대한 절상 요구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미국의 경상적자와 일본 및 중국 등의 경상흑자 누적에 따른 세계경제 불균형의 향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경착륙을 우려하는 측에서는 대미 자본유입이 급격히 감소해 미 달러화 급락, 장기금리 상승, 주식 및 주택 가격 하락을 초래해 미국과 세계경제가 급격히 둔화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 경제의 성장잠재력, 발달된 금융시장, 국제준비통화로서의 달러화 지위 등을 감안할 때 외국자본의 미국내 투자가 급감할 가능성은 없어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권 차장은 "세계경제의 불균형이 단기간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미국의 저축증대 및 재정적자 축소 노력과 함께 아시아국가들의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