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날,영화배우 폴 뉴먼은 낡은 마굿간에서 취미삼아 샐러드 드레싱을 만들고 있었다.

이웃들에게 선물하고도 남을 만큼의 드레싱을 바라보던 그는 곁에 있던 작가 친구 허츠너에게 이렇게 말했다.

"혼자 먹기 아까운 이 드레싱을 상점에 내다 팔면 어떨까? 못할 것도 없잖아."

이렇게 해서 둘은 어설픈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반응은 엄청났다.

그들의 작은 기업은 놀라운 급성장을 거듭했다.

100% 무방부제 천연재료로 샐러드 드레싱 시장을 석권하며 스파게티 소스,팝콘,레모네이드에 이르기까지 세계시장에 우뚝선 '뉴먼스 오운'의 탄생이었다.

초기 자본금 1만2000달러에 첫 해 수익금 92만달러.놀라운 수익을 거둔 후 뉴먼은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아름다운 프로젝트'를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회사의 수익금 전액을 의료연구와 교육사업,환경운동을 위해 자선단체에 기부한 것이다.

그리고는 빈손으로 다시 사업을 시작했다.

1985년에는 더 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바로 '산골짜기 갱단 캠프'가 그것이다.

이는 뉴먼이 출연했던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의 은신처 이름을 딴 것이었다.

둘은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기운을 북돋울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데 전력투구했다.

그렇게 해서 미국 31개주와 프랑스를 비롯한 해외 28개국에 난치병 어린이들을 위한 산꼴짜기 갱단 캠프가 생겼다.

이들이 20여년간 기부한 금액은 무려 1억3700만달러에 달한다.

'아름다운 비즈니스'(폴 뉴먼 외 지음,윤영호 옮김,세종연구원)는 바로 이들의 휴먼 스토리를 담은 책이다.

실제로 폴 뉴먼은 51편의 영화와 4편의 브로드웨이 연극에 출연한 명배우뿐만 아니라 거대 식품업체 회장이자 자선사업가로도 성공했다.

얼핏 보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의 무모한 사업도전기다.

그러나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부터 유쾌 발랄한 두 사람의 유머,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는 식품제조업자들과의 팽팽한 줄다리기,먹거리에 대한 두 사람의 고집 등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 오롯하게 전해져 온다.

그래서 이 책의 가장 큰 덕목은 '베풂 정신'이다.

어려운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휴먼 비즈니스의 아름다운 정신이 행간마다 배어있다.

이들의 회고에서도 그 숭고한 영혼이 느껴진다.

'25년 전 우리가 낡은 마굿간에서 장난삼아 만들었던 샐러드 드레싱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

난치병 어린이를 위한 캠프도 성공적이었다.

마침내 우리의 꿈이 실현된 것이었다.

조개 속의 조그만 모래알이 시간이 흐르며 아름다운 진주로 변하는 것처럼 이 캠프들은 우리에게 진주처럼 소중한 재산이다.' 380쪽,1만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