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치 우량주로 분류되던 한화[000880]가 갑작스럽게 등장한 '대한생명 쇼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의 대한생명 매각 원천무효 주장에 6월 첫 거래일을 하한가로 마감한 한화는 2일에도 '불확실성 고조'라는 악재를 견뎌내지 못하고 5.07% 하락한 2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 "콜옵션 포기해도 상승잠재력 여전" = 예보와 한화의 분쟁에 대한 증권가의 '관전평'은 대체로 매각 원천무효 가능성은 낮으며 한화가 보유한 콜옵션을 포기하거나 가격을 상향조정하는 선에서 중재가 이뤄질 것이라는 데 모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증시의 관심은 콜옵션 변수를 감안한 한화의 기업가치가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삼성증권 송준덕 애널리스트는 "대한생명의 주당 가치를 5천520원으로 가정하면 (대한생명 지분 16%를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의 가치는 4천360억원이며 이를 한화의 발행주식수로 환산하면 한화 1주당 5천600원의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날 하한가로 추락해 불과 하루새 3천800원의 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추가 조정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며 콜옵션을 제외한 한화의 가치(주당 3만6천600원) 를 기준으로 해도 여전히 높은 상승여력을 갖고 있다는 게 삼성증권의 분석이다.

동양종금증권 황규원 애널리스트는 콜옵션 포기보다 콜옵션의 행사가격이 높아지는 경우를 상정했다.

그는 "주당 2천275원인 콜옵션 행사가를 순자산가격 수준인 4천88원으로 높이는 경우를 가정하면 한화의 주당 적정가치는 4만6천원선"이라고 진단했다.

콜옵션의 포기나 행사가 조정 등 어떤 경우를 상정해도 한화의 현 주가는 적정가치에 비해 크게 낮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셈이다.

◆ 불확실성 고조는 불가피 = 문제는 주식시황이 그리 낙관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기업가치의 핵심요소에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어 향후 주가흐름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비록 대한생명 매각의 원천무효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다수지만 실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상황은 치명적이다.

대한생명의 가치를 제외한 한화의 적정가치는 1만9천100원(삼성증권)∼2만4천원(동양종금증권)으로 적정가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는 이날 개장 직후 한 때 4%이상 급등하며 전날 낙폭의 만회를 노렸으나 곧 하락세로 반전돼 투자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애널리스트는 "사법부가 당시 한화의 입찰조건에 문제가 없었음을 판단한 만큼, 세간의 예상대로 콜옵션 인수와 관련한 조건조정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면서도 "한화 이슈에는 상당부분 정치논리가 개입돼왔고 중재의 주체도 국내 사법부가 아니어서 섣부른 예단은 곤란하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