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리더십과 히틀러의 리더십을 구별하는 것은 정치학에서 매우 중요하다.

만약 정치학에서 이를 구별할 수 없다면 정치학은 사이비 학문이다.

왜냐하면 그 학문이 가르치는 지식은 사람들을 오염시키고 바른 길로 인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칼 프리드리히의 말이다.

정치학이 리더십을 연구의 중심주제로 삼고 천착해 오는 과정에서 수많은 영웅들에 대해 다양한 접근방식으로 그들의 리더십 원천을 설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물의 자질과 특질에 따라 리더십이 발휘된다는 특성이론을 비롯하여 행태이론,상황에 따라 효과적인 리더십 유형이 다르다고 보는 상황조건이론 등의 큰 줄기가 형성되었다.

러더십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변화가 시작되는 곳에서 리더십은 시작한다.

그러면 변화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변화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강력한 물질적·심리적 욕구가 싹트면서 시작된다.

매슬로의 욕구이론에 기초한 제임스 맥그리거 번스 교수의 답이다.

1978년 '리더십'을 출간하면서 이를 하나의 학문분야로 도약시킨 제임스 맥그리거 번스(J.M.Burns)는 한평생 리더십의 본질을 찾는 연구에 열정을 바치고 있는 학자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정치학자이며 역사학자인 번스는 창조적인 리더로 변신하기 위해 리더는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가에 관해 이미 빛나는 통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에는 그가 '역사를 바꾸는 리더십'(제임스 맥그리거 번스 지음,조중빈 옮김,지식의날개)을 통해 21세기 진정한 리더십이란 어떤 것인가에 관해 감동적인 설명을 해주고 있다.

인류의 행복이 사회구성의 제1법칙이라면,제퍼슨이 설파했듯이 일반 대중을 위해 가능한 한 최대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정부가 가지는 유일의 정통적 목표라고 한다면,21세기에 들어선 세상은 이 원칙을 심대하게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따라서 그가 강조하는 세상을 바꾸는 '변혁의 리더십'은 지배하고 통치하는 수단이 아니고 정치지도자 개인이 정치권력을 얻기 위한 가면의 이미지이거나 화려한 언술도 아니다.

그것은 세상의 틀을 '바꾸기(transforming)' 위한 비전의 창출과 전달,비전의 구체적인 모델링,그리고 이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변혁적인 리더는 꿈을 중개하는 사람이다.

현실적이고 매력적인 미래의 전략적 비전을 만들어서 추종자들을 하나로 묶고 그들의 에너지를 결집할 수 있기 때문에 비전은 바로 변혁적 리더십의 실재를 의미한다.

저자는 엘리자베스 1세,조지 워싱턴,토머스 제퍼슨,간디,루스벨트,고르바초프 등을 통해 리더십의 본질과 비전을 제시한다.

인간사회의 모든 변화는 어느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주도권을 잡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앞으로 한국사회의 변화를 누가 주도하고 그 변화의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시사받게 될 것이다.

340쪽,1만5000원. 강성남 한국방송통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