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의 최고위 경영진들이 다 함께 생산현장 순방에 나섰다.

특히 이번 순방에는 5년 전 한솔제지 대표에서 물러난 후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인희 그룹 고문(78)도 동행해 관심을 끌었다.

한솔제지는 이인희 고문과 조동혁 명예회장,조동길 회장,선우영석 부회장 등 회장단과 각 계열사 대표들이 한솔제지 장항공장과 대전공장,한솔케미칼 전주공장,한솔LCD 진천·오창공장을 29일부터 이틀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 고문은 순방 첫 날인 29일 장항공장에서 "현재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통해 기대 이상의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현 경영진을 치하한 후 "그러나 유가 상승과 환율 하락 등 대내외적 경영여건이 불투명해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어려운 경영여건의 타개책으로 '원가절감'과 '품질관리'를 제시했다.

원가절감과 관련해서는 "주변에 작은 낭비요소가 하나라도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개선해 나가는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품질관리에 대해서는 "마무리에서 하찮은 문제가 발생하면 엄청난 품질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이 고문이 공장을 방문한 것은 2001년 한솔제지 대표에서 물러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고문은 한솔제지 대표에서 물러나기 전에는 수시로 공장 현장을 찾아다니며 경영을 챙겼었다.

특히 장항공장의 경우 이 고문이 부지 선정 때부터 현장에 와서 입지조건을 직접 보고받았으며 공사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사전 통보없이 방문해 실무 담당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등 강한 애착을 보였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한솔그룹의 최고위 경영진들이 이번 생산현장 방문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악화되고 있는 대내외 경영여건을 돌파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주력인 한솔제지가 지난해 백판지 사업부문인 청주공장을 철수한 데다 올 들어서도 경영이 크게 호전되지 않자 최고위층들이 나서 현장을 챙기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한솔그룹 관계자는 "친환경 소재 및 솔루션 사업 등 그룹의 신사업 출범과 오는 11월 개장 예정인 오크밸리 스키장 개장 등을 앞두고 격려하는 차원의 방문일 것"이라며 지나친 해석을 경계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