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2.4분기 실적이 시장의 우려와 달리 1.4분기 대비 개선 추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9일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실적 추정치를 내놓고 있는 224개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2.4분기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55조212억원과 14조7천36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2.70%, 9.51%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1.4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액은 6.02%, 영업이익은 12.70% 늘어나 원화강세와 고유가 등 대외악재에도 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주 여전히 흐림 = 업종별로 보면 1.4분기 때와 마찬가지로 수출주의 실적 은 먹구름이 끼여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 수출업종인 전기전자업종의 2.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4.74%, 2.9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악화된 환율 조건을 감안해 증권사들이 속속 추정치를 내리고 있어 실제 실적은 추정치보다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주인 삼성전자[005930]의 2.4분기 매출액은 14조5천74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41%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1조5천676억원으로 2.8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작년 1.4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액은 7.26%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4.97% 감소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1조원대를 기록하면 2003년 3.4분기 이후 처음으로 2개 분기 연속 2조원을 밑돌게 된다.

아울러 2003년 2.4분기에 영업이익 1조1천600억원을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이진호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부문은 양호하나 정보통신 및 TFT-LCD 부문은 예상보다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은 1조4천억원이나 그 이하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닉스[000660]의 영업이익도 전 분기보다 8.93% 하락한 3천426억원으로 추정되며 LG필립스LCD[034220]는 13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와 조선주가 속한 운수장비업종은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7.67%, 영업이익은 65.4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005380]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7조4천361억원과 4천52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8.37%, 34.86%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으나 환율 하락과 신차 출시 지연 등을 고려하면 실제 실적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대증권 송상훈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등 완성차업체들은 2.4분기 가동일수 증가로 매출은 늘지만 환율 하락과 신차 출시 지연 등으로 수익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내수주 실적개선 추세 지속 = 내수주는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실적 개선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내수주인 유통업종의 2.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4분기 대비 8.24%, 18.9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신세계[004170]와 롯데쇼핑[023530]은 2.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천795억원과 2천17억원으로 10.25%, 7.4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과 서비스, 음식료업종도 2.4분기 영업이익이 7천927억원, 5천465억원, 3천479억원으로 각각 44.99%, 36.49%, 44.27% 급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융지주사를 제외한 은행업종의 매출액은 15.39%, 영업이익은 13.87% 각각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국민은행[060000]을 비롯한 일부 은행들이 충당금 환입 등으로 1.4분기 이익이 크게 늘었던 점을 감안하면 은행업종의 실적은 내용면에서 2.4분기에 더 개선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004940]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각각 16.79%, 23.8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금융[053000]과 신한지주[055550]는 각각 48.50%, 28.4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중국 철강가 하락 여파로 1.4분기 실적이 악화됐던 철강업종은 제품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전분기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9.46%, 37.62% 증가할 전망이다.

POSCO[005490]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4.54%, 16.95% 늘어난 4조8천754억원과 9천238억원으로 추정됐다.

◆"상장사 실적 2.4분기 상승반전" = 증시 전문가들도 1.4분기 때와 마찬가지로 환율과 유가 변수로 인해 이익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2.4분기 상장사 실적은 전체적으로 1.4분기에 비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하락에도 매달 두자릿수 수출 증가세를 이어온 데다 내수 회복세도 견조했다"며 "2.4분기 실적은 1.4분기에 비해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센터장은 "환율과 유가 등 가격변수가 1.4분기에는 격렬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2.4분기에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여 기업들의 적응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함성식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상장사 실적은 2.4분기 바닥을 탈출한 뒤 3.4분기부터는 정보기술(IT) 경기회복과 환율 안정에 힘입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실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고미혜 기자 hojun@yna.co.kr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