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가 석 달째 적자를 기록한 것은 수출보다는 수입 쪽에 원인이 있다.

올 들어 수출은 원·달러 환율 급락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을 제외하고는 두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반면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4월만 해도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3.7% 증가해 수출증가율(12.0%)을 크게 앞질렀다.

여기에 4월은 12월 결산법인들의 대외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는 시기여서 소득수지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약 19억달러)가 발생,전체 경상수지 적자폭을 키웠다.

때문에 대외배당금 지급 등의 요인을 제거한 계절조정 경상수지를 따져 보면 적자폭이 1억3000만달러로 크게 줄어든다.

올 들어 4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26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48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데 비하면 크게 악화된 수준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최근 3년간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시대는 일단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연구소들도 최근 발표한 2006년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속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125억달러에서 41억달러로,LG경제연구원은 174억달러에서 37억달러로 대폭 낮췄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전망치를 32억달러에서 23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어느 정도 축소되는 것은 경제의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누적되면 '국내 달러 공급 증가→환율 하락→수출감소·수입증가→경상수지 흑자 축소'의 과정이 자연스레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

아울러 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국내 소비 회복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연간 경상수지 흑자기조 유지조차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올해도 경상수지 흑자 달성을 자신하고 있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국제 유가의 움직임에 따라 소폭 적자 전환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