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계가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보호주의를 질타하고 나섰다.

중국 최대 PC업체인 롄샹과 4대 국유은행 중 하나인 건설은행이 미국 등에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라고 촉구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롄샹의 양위앤칭 회장은 신경보 등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자사 PC를 기밀업무에 쓰지 않기로 한데 대해 "매우 불공평하다"며 "미국 정부의 구매 규모가 롄샹 매출액의 1%도 안 되지만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양 회장은 "중국 정부는 미국기업에 공정경쟁 환경을 제공해왔지만 롄샹은 미국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도 앞으로는 안전 문제를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양 회장은 이어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불공정대우를 받지 않도록 중국 정부가 도와주기를 바란다"며 "중국 정부로부터 적극적인 회답을 받았다"고 말해 중국 정부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롄샹 PC 1만6000대를 구매한데 대해 미 의회가 국가안보 위협 의혹을 제기하자 기밀업무에는 롄샹 PC를 쓰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롄샹은 IBM PC사업을 인수한 뒤 뉴욕으로 본사를 옮겼지만 중국 정부 지분이 28%에 달해 미국에선 롄샹이 중국의 통제를 받는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왔다.

건설은행의 궈수칭 회장도 23일 열린 중국 금융리더 포럼에서 "뉴욕과 런던에 오랫동안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지점 설치를 신청했는데 아직까지 인가가 나지 않고 있다"며 "선진국들은 중국에 시장개방을 요구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보호주의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궈 회장은 선진국은 개도국에 비해 시장개방 수준이 높아야 하는 데도 금융 방면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