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한진중공업그룹의 새 성장 코드(암호)가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24일 한진중공업그룹에 따르면 오는 26일 프랑스 수에즈글로벌LNG로부터 한진도시가스 지분 75%를 1340억원에 재매입키로 했다.

이로써 한진도시가스 지분 100%를 모두 확보하게 된다.

한진중공업그룹의 이번 지분매입 배경에는 기존의 조선과 건설 사업부문에 에너지 사업을 추가해 민간 발전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구상이 깔려 있다.

한진중공업그룹은 또 인천 율도 70만평 부지를 인천 북항의 배후 컨테이너 물류단지로 조성하고 레저사업을 육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진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면서 새 출발한 이후 하나둘씩 그룹의 신(新) 성장축을 마련해 나가는 모습이다.



◆발전시장 진출키로

한진도시가스 지분 75%는 1999년 한진건설(한진중공업으로 합병됨)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수에즈글로벌에 매각했던 지분이다.

한진중공업은 외환위기 이후 사정이 어려울 때 팔았던 이 지분을 되찾아 신 성장축으로 삼기로 했다.

이는 기존 조선과 건설 사업부문만 가지고는 그룹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도시가스나 전기 등 에너지 시장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어 승부를 걸어볼 만한 매력적인 사업영역이라는 판단도 한몫했다.

한진도시가스는 현재 의정부 등 수도권 일부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한진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한진도시가스를 바탕 삼아 컨소시엄 형태로 민간 발전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율도부지는 물류단지로

한진중공업그룹은 전국에 걸쳐 대규모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 율도의 70만평 부지도 그 중 하나다.

지금까지 율도 부지는 조선용 블록(선체 조립용 철구조물) 제작 장소로 활용돼 왔다.

한진중공업그룹은 그러나 앞으로 율도 부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발한다는 청사진을 마련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서해안 시대의 중심인 인천 북항의 배후 물류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용 블록공장 외에 수출·수입용 컨테이너 적하장과 선박 접안 시설을 대거 구축해 자연스럽게 물류사업에 진출하는 것이다.

이 같은 율도 부지 개발을 위해 건설교통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레저사업 적극 육성키로

한진중공업그룹은 또 최근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36홀 규모의 골프장(옛 한일CC)을 새 단장해 '솔모로CC'로 재개장했다.

이를 계기로 향후 레저사업을 그룹의 한 축으로 육성키로 했다.

벤치마킹 대상은 한화그룹의 한화국토개발이 전개하는 사업 방식이다.

"도시 주변에 호텔 겸 교육·연수시설과 엔터테인먼트 단지를 조성해 복합 레저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이라는 게 그룹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 밖에 건설사업에서 10%에 불과하던 주택부문의 비중도 20%대로 높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아파트 브랜드도 '로즈힐'에서 '해모로(해무리)'로 바꿨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