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성인나이트클럽 '돈텔마마'에는 왜 그렇게 많은 30~40대가 몰리는 걸까?

LPGA를 뒤흔드는 한국 여자골퍼들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나?

CJ개발 신사업기획 담당 정해승씨는 신간 '엔터테인먼트 경제학'(휴먼비즈니스,1만2000원)에서 우리 사회의 대중문화 현상을 경제원리와 연관지어 설명하고 그 성공 비결을 알려준다.

이효리의 경우 내숭 없고 털털한 모습으로 '잘났지만 재수없지 않은' 이미지를 갖췄기에 누구나 좋아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드라마 '궁'의 윤은혜도 건강하고 솔직한 면모로 '인기짱'이 된 케이스.

이미지를 억지로 꾸미지 않고 가감없이 '망가진 모습'까지 보여준 것이 대중의 호감을 샀다는 얘기다.

물론 망가진다고 다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다.

이효리는 섹시미,윤은혜는 건강미라는 '킬러 콘텐츠'를 갖고 있었기에 '솔직함과의 상승작용'이 가능했다.

저자는 이 같은 이치를 기업과 경제현상에도 접목시킨다.

'재수없어'하는 대중의 심리는 곧잘 기업에도 적용된다.

신분이 거의 고착화된 서구 선진국에 비해 자본축적의 역사가 짧고 신분상승이 비교적 자유로운 한국사회에서는 '니가 잘난 게 뭔데?'하는 심리가 팽배해 있기 때문에 '안티' 계층도 그만큼 많다는 분석이다.

그는 가수 문희준에게 안티팬이 많은 이유를 처음의 의도와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하는 '메피스토 패러독스'로 설명하면서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꼬집는다.

서민층과 진보세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현 정부가 집값 안정에 '올인'하고 있지만 경제흐름을 무시한 채 규제일변도로 정책을 강행하다보니 결과적으로 집값을 더 올려놓았다는 것.

성인 나이트클럽 돈텔마마의 성공비결에 대해서는 '일탈과 향수를 파는' 전략에 주목한다.

단순히 춤과 음악,술을 파는 것보다 30대 중후반 여성의 은밀한 일상탈출 욕구를 충족시키고 지난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처럼 3040세대의 감성을 건드리는 상품과 서비스가 신사업 아이템으로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또 박세리 미셸위 등 골프스타들이 갖는 힘은 '한국 여성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부모의 헌신적 뒷바라지,마케팅 효과를 겨냥한 기업의 적절한 후원이 절묘하게 맞물린 결과'였다고 설명한다.

아이돌 그룹 신화의 장수비결은 '신화'라는 브랜드를 계속 유지하면서 개별활동을 하는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진단하고 이를 기업의 프랜차이즈경영과 함께 분석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