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재래시장이나 인근 슈퍼에서 찬거리를 사던 김영미씨(37·서울 동부이촌동)는 요즘 백화점에서 장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단순히 물건만 사는 게 아니라 무료 요리강좌는 물론 계절에 맞는 요리방법,패션 트렌드 등 백화점이 제공하는 다양하고 알찬 정보를 덤으로 얻을 수 있어서다.

주요 백화점들이 요리 패션 레저 등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 쇼핑'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백화점의 주 고객인 주부들이 상품 진열만 그럴듯하게 해놓은 백화점보다는 '정보 쇼핑'도 함께 할 수 있는 곳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은 24일 매달 12가지의 다른 요리 방법을 소개하는 엽서형 레서피를 추가로 3000장 주문했다.

한 달에 3만장 정도 제작하는데 찾는 주부가 늘어 레서피가 얼마 남지 않아서다.

압구정점이 식품매장 방문 고객 3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 조사한 결과도 응답자의 88%가 '백화점에서 제공한 레서피를 활용해 요리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50%는 레서피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이 계절마다 한 권씩 발행하는 3000원짜리 쿠킹북 판매량도 올 들어 작년보다 두 배 정도 늘었다.

올 봄에 나온 쿠킹북은 1000권가량 팔렸다.

'월드컵 응원 맥주&간편 안주''장마철 맞춤 요리' 등 14가지 테마에 맞춘 요리법이 소개된 여름호는 선보인 지 일주일 만에 100권 이상 팔렸을 정도로 인기다.

장경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식품팀장은 "요즘 맞벌이 부부나 신혼부부들은 가격이나 품질이 비슷하다면 구매 제품의 효용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곳으로 몰리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웨딩 이사 여행 선글라스 가이드북 등도 제공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은 상품 소개와 함께 패션 트렌드와 스타일을 제안하는 정보 전단지를 발행,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히 제품의 가격정보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최신 패션 트렌드와 스타일을 제안하는 내용으로 바뀐 뒤 전단지 주문량이 평소보다 30% 이상 늘어난 것.

식품관인 '고메 엠포리엄'에서는 매달 8개 아이템의 요리 제안 카드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계절에 맞는 다양한 메뉴를 추천하고 맛있게 만드는 방법 등이 자세하게 설명돼 있다.

이정수 명품관 식품관 차장은 "매달 메뉴 아이템당 600여장씩을 내놓는데 최근 찾는 고객이 많아 발행량을 1000장으로 늘렸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본점도 최근 쿠킹 스튜디오를 열어 매일 무료 요리강좌는 물론 강좌별 레서피를 비치해 고객들에게 약선요리 등의 조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또 두 달에 한번 요리법 등 다양한 아이템에 대한 소개 책자인 '8종 요리카드'를 비치하고 있다.

분기별 1회 발행하는 '식품 셀프 가이드북'에는 알뜰 쇼핑과 요리법은 물론이고 상품별 할인쿠폰도 담겨 있다.

이와 함께 점별 해당 층별로 상품 트렌드 및 소개,구매시 체킹 포인트 등의 소개 책자를 비치해 두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