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성장의 원천으로서 '신뢰'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뢰를 받느냐,그렇지 않느냐는 이제 성장의 차원을 넘어 생존의 문제로 확대되는 추세다.

소비자의 신뢰를 상실한 기업은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존립기반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인터넷의 발달로 '입소문(mouth to mouth)'의 영향이 한층 위력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개방성에 기초한 정보채널 확대는 기업의 신뢰를 확보하기도 하지만,그 반대의 경우에는 애써 쌓아놓았던 신뢰마저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소비자포럼은 매년 소비자의 직접 평가를 통해 '한국소비자의 신뢰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소비자 보호에 대한 신뢰도 △투명한 정보 제공에 대한 신뢰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신뢰도 △경영자 및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 등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선정기업의 면면을 보면 소비자들은 최근 불거진 여러 가지 기업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평소 신뢰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이슈와 상관없이 후한 점수를 줬다.

소비자에게 이미 형성돼 있는 신뢰도가 높을 경우에는 한순간의 실수나 이슈로 인해 쉽게 흔들리지 않지만,그 반대의 경우에는 사소한 이슈에도 쉽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연속 선정된 기업은 신뢰기업대상'골든 클래스'로 별도 분류했다.

2003년부터 3년 이상 뽑힌 기업으로는 신한은행 금호렌터카 대교 BMW코리아 태평양제약 웅진코웨이 하이트맥주 등 14개 기업이다.

금융서비스 부문에서는 1982년 3개의 점포로 출발해 지난 4월 조흥은행과의 합병,163조원의 초우량 거대은행으로 거듭난 신한은행이 최고 신뢰기업으로 뽑혔다.

손해보험부문에서는 동부화재해상보험,온라인 자동차보험부문에서는 다음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이 각각 선정됐다.

저축은행부문에선 각 분야 전문가를 통한 고객 밀착관리와 시중은행 수준의 시스템 개발 등으로 변동하는 시장의 흐름에 적응하고 있는 HK상호저축은행이 뽑혔다.

유통분야에선 네트워크 마케팅업체인 하이리빙이 업계 이미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리오와 대표적인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기업 옥션도 최고 신뢰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교육부문에서는 대교 브릿지북스코리아 에듀박스 아발론교육 웅진씽크빅 등이 고객의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꼽혔다.

레저서비스에서는 국내 80여개의 고속노선과 100여개의 직행노선을 운행하고 있는 운송기업인 금호산업 고속사업부가 소비자 신뢰기업으로 선정됐다.

2000년 5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첫 번째 극장을 개점한 메가박스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영화관 부문에서 최종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정보통신서비스는 그 어느 분야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오프라인 중심의 채용시장을 온라인 기반의 채용시장으로 변화시키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인크루트 등이 탄탄한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서비스 부문에서는 설립 1년6개월 만에 가족 제대혈 2만건과 공익 제대혈 2000건 보관 등 단기간에 최고기록을 세운 차바이오텍이 최고 신뢰기업의 영예를 차지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