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오후 9시 메인 뉴스에 앞서 30분간 방송되는 일일극은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다.

안방 시청자를 이후 뉴스 시간대로 안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녁 시간 시청률 전쟁의 교두보로 여겨진다.

특히 일단 '대박'이 터지면 평일 같은 시간대를 띠처럼 장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일극에 대한 방송사의 애정은 각별하다.

이런 점에서 KBS는 이 시간대와 관련, 최근 행복한 나날이 계속됐다.

시청률 30% 중반으로 큰 인기를 모은 1TV 일일극 '별난 여자 별난 남자'(이하 '별녀별남') 때문이다.

정연주 KBS 사장도 최근 이 드라마 종방연에서 "지난 8개월 동안 이 드라마 때문에 시청률 걱정하지 않고 편하게 지냈다"고 '별녀별남'의 성공을 치하했다.

이 드라마가 19일 170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대신 22일부터 '열아홉 순정'(극본 구현숙, 연출 정성효ㆍ황인혁)이 방송된다.

'열아홉 순정'이 '별녀별남'의 인기와 시청률까지 고스란히 이어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열아홉 순정'은 꿋꿋하게 역경을 이겨가는 옌볜 출신 소녀 양국화(구혜선)를 중심으로 색깔이 다른 두 가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맞선을 본 후 결혼을 하기 위해 한국에 도착한 양국화는 신랑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 양국화는 홍영감(신구) 가족의 따뜻한 배려에 힘입어 한국에서 꿋꿋하게 자리를 잡아간다.

그는 첨단 통신회사의 후계자이자 기획실 이사인 박윤후(서지석)와 우여곡절 끝에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된다.

결혼 후 가식과 허영으로 뭉친 시댁 식구들의 체질 개선에 나선다.

이에 곁들여 '키다리 아저씨'처럼 자상한 홍우경(이민우)을 필두로 홍우숙(조정린), 홍문구(강남길) 등 인간미 넘치는 홍영감 가족과 통신회사 CEO 박동국(한진희), '명품족' 박윤정(이윤지) 등 이기적인 재벌가의 모습이 대비된다.

사실 이 드라마는 캐스팅이 화려하거나 인물 간의 갈등이 두드러지지 않는 편이다.

그렇다면 과연 제작진은 어떤 방식으로 입맛 까다로운 시청자의 시선을 모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제작진은 "출생의 비밀이나 극단적인 불륜은 그리지 않는 대신 상극일 수 있는 인물이 만나서 사랑하는 과정을 보여주겠다"며 "밝고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사람 냄새 나는 드라마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